<피플 & 컴퍼니>e비즈업계 스포츠 마니아 3인방

 도전과 창의력으로 희망을 머금는 벤처인에게 건강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출·퇴근시간이 불규칙인 이들 직장 근처의 스포츠센터가 크게 붐비는 현상도 이 때문이다.

 최근 벤처의 새로운 유형이자 신산업 트렌드로 떠오른 e비즈니스업계에서 치열한 업무 가운데 신체 단련에 매진하는 혈열남아들이 있다. 흔히 TV 속에서나 보던 마라톤, 철인 3종경기, 씨름이 이들의 주 종목이다. 업무와 건강에서 회사 대표선수로 통하는 철인 3인방의 면모를 살펴보자.

 국내 전자무역을 선도하는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대표 신동오)의 전자상거래지원팀(ECRC) 김웅겸 차장(41, 팀장)은 경력 2년째 아마추어 마라토너지만 이미 중앙일보 하프마라톤(21.0975㎞)을 1시간45분에 완주했고 올 봄 풀코스 마라톤과 100㎞ 울트라 마라톤 완주를 달성하겠다는 야무진 포부의 소유자.

 김 팀장이 마라톤을 시작한 동기는 건강 때문이다. 매년 건강진단을 해 나온 결과는 중성지방에 콜레스테롤 과다. “적절한 식이요법과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라는 의사 소견을 접하면서도 실행에 옮기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던 중 재작년 여름과 겨울 6개월 사이에 40대 처남과 동서가 각각 위암, 췌장암으로 세상을 뜨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대로 있다간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고 건강관리를 위해 시작한 것이 아파트내 공원에서의 조깅이었다. 3개월이 지나니 체중도 줄고 생활의 활력도 생기면서 달리는 것에 대한 재미 또한 느꼈다.

 “적응이 되니 한번 본격적으로 목표를 세워 마라톤에 도전하자는 의욕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처음 세운 목표가 올 봄 마라톤 풀코스 완주. 이때부터 인터넷 마라톤 사이트를 통해 기초지식을 공부하고 각종 정보도 얻고 마라톤 마니아인 동료직원의 도움을 받아가며 올림픽공원, 한강시민공원 등지에서 달리기 연습을 했다. 5, 10㎞ 대회에 나가 완주했고 지난해 11월 드디어 마라톤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하프마라톤을 완주했다.

 KTNET에는 또 한 명의 스포츠맨이 있다. 김 팀장의 마라톤 은사이기도 한 엄기석 대리(35, e연구팀)가 바로 그다. 그는 마라톤과 더불어 사이클, 수영을 동시에 치르는 철인 3종경기에 출전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자신과의 한계 도전이라는 동기로 시작한 철인 3종경기가 이제는 ‘즐기기 위해’로 변했다. 강인한 체력이 요구되는 스포츠인 만큼 보통사람들은 엄두도 못낼 만한 데 엄 대리의 경우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꾸준히 운동한 것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운동경력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93∼95년 무렵 등산을 하며 암벽등반을 배웠고 겨울에 설악산을 등산하다가 산악스키에 관심을 가지게 돼 스키도 본격적으로 배웠습니다. 산악자전거(MTB) 역시 그 선배로부터 배웠는데 조금씩 MTB를 타면서 묘미를 알게 됐고 MTB대회에 출전, 여러차례 입상도 했습니다.”

 엄 대리는 매년 몇 차례씩 올림픽 코스 대회에 출전해 오고 있는데 올해 목표는 ‘Ironman코스’에 도전하는 것이다. “철인 3종경기를 두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운동’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이 경기에 참가해서 완주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은 있지만 이 소양을 연습과 훈련을 통해 단련하지 않으면 결코 완주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전자 e마켓플레이스 일렉트로피아의 곽재준 과장(31)은 178㎝, 114㎏의 우람한 체구를 밑천으로 씨름 애호가를 자칭하고 있다. 세무회계 2·3급 자격증을 보유한 그가 맡은 업무는 원가, 재무, 세무 등 회계총괄과 경리, 인사, 총무에 관한 경영지원이다. 중요한 서류는 금고에 넣어두는데 남자 직원 두명이 겨우 밀어 움직이는 철금고를 그는 들어서 옮긴다.

 그의 씨름경력은 군대시절로 거슬러오른다. 복무 중(57사단) 연대별 체육대회에서 떡대 하나만으로 선발돼 2개월간의 맹훈련 결과 씨름선수로 탄생됐다. 처녀출장한 이 대회에서 그는 가볍게 천하장사 타이틀을 거머줬다. 당시 일양약품 씨름단 선수 가운데 군 입대한 몇몇과도 당당히 맞섰고 이후 이들의 훌륭한 연습상대로 활약하기도 했다.

 인터넷 씨름동호회 회원인 곽 과장은 요즘 체육관에서 웨이트트레이닝에 몰두하고 있다. 올 봄 개최되는 직장인 씨름대회 천하장사를 목표로 한 사전 담금질이다.

 “씨름해봐요. 전신운동이며 다이어트에는 최고에요” 자신의 살은 근육이어서 빠지지 않는다는 그가 다이어트로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권하는 조언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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