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은 자생기반 확립의 해다.’
현대종합상사(대표 정재관)의 올해 경영 슬로건이 예사롭지 않다.
‘자생기반 확립’이라는 구호가 나오는 데는 계열분리라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 그동안 현대상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관계사가 계열분리를 하면서 이들이 그간 현대상사에 맡겨 오던 수출대행 물량을 모두 가져간 것. 이로 인해 지난 2000년 278억달러 규모던 현대상사의 수출이 지난해 169억달러(추정치)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80억달러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상황이 이 정도라 현대상사의 오기가 발동했다. 현대상사는 이번 기회를 통해 ‘상사의 고질적인 부실’을 잘라 버린다는 각오다. 타계열사의 영업비중을 확대하고, 모바일·PDA 등 IT사업을 더욱 강화해 영업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IT부문에서만 3400억원의 매출과 170억원의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기존 계열사와의 전략적 유대관계를 강화하지만 무엇보다 타사 영업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상사가 타그룹의 SI사업자와 공동으로 중동 예맨의 공공SI시장 진출을 시도한다’는 설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상사 측에서는 이에 대해 “밝힐 단계가 아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우리 매출에 도움이 되는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는 말로 대신한다.
현대상사의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종합상사 지형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물산과 1, 2위를 다투며 국내 종합상사의 선두자리를 지키던 현대상사가 100억달러 미만의 수출 기업으로 전락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LG상사가 2위를 차지하게 됐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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