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업계 "수익모델 확보" 특명

 ‘이제는 생존을 고민한다.’

 그동안 증시를 비롯, 외부의 막연한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아온 IC카드 전자화폐 업계가 올해부터는 수익창출이라는 지상과제에 당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부분 자금유치를 통해 자본금 규모를 수백억원대로 늘린 전자화폐 업체들은 현재로선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상태. 그러나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마케팅과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어서 자칫하면 수익없이 돈만 쏟아붓는 사업이 될 공산도 크다.

 이에 따라 몬덱스·비자캐시·에이캐시·마이비 등 주요 전자화폐 업체들은 기본적인 수익기반인 가맹점 수수료에, 다양한 부가사업을 구상하면서 생존전략을 모색중이다.

 ◇수익기반=업계가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수익원은 가맹점 수수료다. 지금으로선 전자화폐 이용건당 금액의 2∼3% 정도가 적정 수준으로 거론된다. 연회비나 충전수수료는 발급기관인 신용카드사들의 몫. 따라서 회사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가 유일한 수익기반이다.

 현재 교통카드를 주력으로 사업을 확장중인 에이캐시·마이비는 요금결제 수수료도 일부 있으나 초기 막대한 단말기 보급비용을 감안하면 당분간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와 함께 역점사업으로 추진중인 온라인 전자상거래(EC) 지불결제 시장도 기존 신용카드나 네트워크형 전자화폐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는 아직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전자화폐 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확보를 위해 유통가맹점 확대와 카드소지자들의 실사용 활성화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몬덱스가 상반기 내 100만장 발급목표를 세운 것을 비롯, 업계는 현재 카드 발급수 확대에 전력하고 있지만 이것이 매출로 직결되기는 힘든 사업환경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외에는 현재로선 뚜렷한 수익기반이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 “올해는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가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전략의 특징=4개 주요 전자화폐 업체들은 한결같이 유통 가맹점 확대를 올해 중점 사업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에이캐시는 원주·수원·경기도 지역의 학생층이 주로 이용하는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할인이벤트를 진행함으로써 연내 3만개 가맹점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비자캐시는 연말까지 OK캐쉬백·TTL·리더스클럽 등 SK텔레콤 가맹점 3만개에 모두 단말기를 보급해 자사 유통가맹점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마이비도 현재 부산지역 5000개 정도에 불과한 유통가맹점을 연말까지 울산 등지로 확대, 총 5만50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가맹점 수수료외에 부가사업도 활발히 물색중이다. 몬덱스는 지난해 말 개발완료한 전체 전자화폐 시스템을 직·간접 영업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몬덱스는 특히 향후 마스타카드의 칩카드 전문브랜드 회사를 표방하고 솔루션 판매와 IC카드 컨설팅 등 부가사업을 적극 발굴, 국내와 대만·중국·일본 등 아시아권 시장에 매출기반을 틀 생각이다.

 이와 함께 지금은 가맹점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수익구조지만 조만간 충전수수료도 부과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말 일본 오키나와현에 현재 대리점망을 구축한 마이비도 올해는 현지 컨설팅이나 로열티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에이캐시는 수수료 수입외에 단말기 직접 공급을 통해 기본적인 매출규모를 유지한다는 게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대목이다.

 이밖에 비자캐시는 SK텔레콤 관계사이자 신용카드조회(VAN)업체인 KMPS·CCK밴과 공동으로 대전·대구·광주 등지의 교통카드 사업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영업기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전망=업계의 생존 관건은 결국 전자화폐가 조기 대중화를 달성하느냐 여부다. 원천적인 수익기반인 유통가맹점 수수료도 기본적으로 소액결제에 해당하는 전자화폐의 용도를 고려할 때는 이용건수가 웬만큼 늘지않고는 매출에 기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단말기 보급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고 개인 사용자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탓에 불투명한 사업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지속적인 투자로 사용자 인지도를 높여가는 수밖에 없다”면서 “이 과정에서 부가수입이나 협력사와의 투자 분담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유지하는 곳이 살아 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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