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의 비행자료가 담긴 블랙박스를 이용해 사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사업부 항법제어연구그룹(연구책임자 남기욱 박사)은 건설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시뮬레이터 개발 전문 벤처 업체인 심메드와 공동으로 비행데이터기록계(FDR)를 분석하는 실험비행장치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항공기 사고조사 과정에서 사고원인에 대한 검증 실험이 필수적이나 그동안 국내에서는 100억원이나 드는 실험비행장치가 없어 사고원인 규명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기존의 중형항공기 제작용으로 쓰이던 시험장치를 항공기 사고조사에 사용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대폭 개선, 항공기의 블랙박스에 기록된 비행자료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재현하도록 설계했다.
건설교통부는 앞으로 이 장치를 활용, 유사한 항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안전대책 수립에 활용할 뿐만 아니라 신규공항 개발 및 기존공항의 안전성 평가 장치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남 박사는 “선진국에서도 극히 일부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항공기 사고조사 부문에서 항공안전 선진국 수준으로 진입하는 계기를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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