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에듀테인>마리와 떠나는 아름다운 `환상의 여행`

 국산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희망으로 꼽히는 ‘마리이야기’가 11일 스크린에 데뷔한다.

 ‘마리이야기’는 지난 98년 기획된 이후 장장 3년간 끊임없는 노력으로 탄생한 국산 애니메이션의 기대주. 당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경쟁부문 출품경력을 갖고있는 이성강 감독이 연출을 맡고 클래식 기타의 권위자 이병우씨가 음악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이병헌, 배종옥, 안성기, 공형진, 장항선, 나문희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자로 출연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 이어 아크, 원더풀데이즈 등 창작 애니메이션 작품들도 개봉을 앞두고 있어 ‘마리이야기’의 성공여부는 올해 개봉될 한국 애니메이션의 흥행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각종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마리이야기’는 우선 시나리오의 독창성에서 기존 국산 애니메이션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동안 국산 애니메이션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로봇들이 출연해 숱한 어려움을 겪다가 악당들을 물리치는 권선징악의 스토리를 반복해 보여줬다. 하지만 ‘마리이야기’는 열두살 소년 남우가 환상의 소녀 ‘마리’를 만나면서 성장해가는 감성적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고스란히 알아채는 동물들, 살아서 이야기를 건네는 듯한 식물들, 그리고 중력조차 느껴지지 않는 듯 하늘을 떠다니는 소녀 마리 등 남우는 현실과 환상을 교차하며 무수히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얼핏보면 애니메이션의 소재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평범한 것 같지만 ‘마리이야기’는 12살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를 통해 바쁜 일상에 찌든 어른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한마디로 ‘마리이야기’는 20대 성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마리이야기’가 돋보이는 것은 한편의 수채화같은 그래픽에 있다. 이 작품은 채색, 캐릭터, 원화, 동화, 3D배경, 2D배경, 특수효과 등의 모든 그래픽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2D 애니메이션을 능가하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여준다. 그리고 청회색, 녹회색, 황회색 등 잿빛을 기조로 해 파스텔의 음영을 덧입힌 환상적인 색채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빛의 향연을 연출한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마리이야기’에 대한 여러가지 아쉬움도 지적되고 있다.

 어린이가 즐기기엔 캐릭터가 너무 사실적이고 이야기 톤이 무거워 만화적인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 또 20대 성인을 관객층으로 삼고 있다지만 소재와 스토리는 다분히 소년·소녀 취향이고 시종일관 무겁게 끌고가는 이야기 전개 또한 관객의 흡입력을 방해하고 있다. 즉 영상미는 뛰어나지만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재미를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몇년의 시행착오 끝에 어렵게 얻어낸 국산 애니메이션의 수작 ‘마리이야기’가 수많은 실사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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