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항공 우주산업의 개척자 중 한 사람인 황보한 박사(64)가 12년간의 위성발사 임무를 마치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KT의 위성운용단장인 황보 박사는 지난해 12월 31일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회사를 떠나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 90년 KT(당시 한국통신)의 위성운용단장에 취임,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용 위성인 무궁화위성 1호에서부터 2호, 3호 발사에 이르기까지 12년 동안 위성발사의 실무 사령탑을 맡아왔다.
미국의 코네티컷 대학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위성제작회사인 페어차일드 스페이스사에서 근무하던 그는 89년 한국항공우주연구소(항우연) 소장으로 취임, 척박한 국내 우주산업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KT의 위성발사 계획에 따라 90년 11월 항우연에서 KT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 미국에 두고온 가족과 떨어진 채 막중한 임무속에 시련의 생활이 시작됐다.
5년 동안 밤낮없는 준비 끝에 95년 그의 첫번째 작품인 무궁화위성 1호가 전국민의 비상한 관심속에 국내 최초로 발사됐다. 이후 무궁화 위성 2호 및 3호의 성공적인 발사과정에서 국내 업체들이 위성체의 핵심부품에 관한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 국내 항공 우주산업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된 것도 황보 박사의 숨은 결실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지난 99년 3호위성 발사후 틈틈이 시간을 내 ‘별들의 만남’이라는 장편소설을 출간했고 취미로 쌓은 그림솜씨로 두 차례의 개인전까지 열어 주변에서 과학자적 직관과 예술가적 감성이 풍부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누구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위성발사의 책임자로서 노심초사하면서 10여년의 세월을 보낸 그는 이제 막중한 임무를 벗어나 미국에 머물면서 새로운 삶을 구상하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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