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난치성질환 온라인 커뮤니티 속속 등장

 사이버공간이 현대 의술로 치료가 힘들고 그 증례를 보기도 어려운 희귀난치성질환자 가족들에게 마음의 안식처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이 의사소통의 주요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희귀난치성질환자 가족이 온라인에서 모임을 만들어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서로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고 정보를 교류, 네트워크를 활발히 구축해가고 있는 것.

 그간 정확한 병명을 알 길이 없어 우왕좌왕하다가 뒤늦게 희귀한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치료법이 없어 고통 속에 스러져가는 생명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가족들은 사이버공간에서 서로의 답답한 마음을 터놓고 서로에게 희망을 북돋워주고 있는 것이다.

 ‘힘들고 마음 아팠던 한 해를 마감하면서 유난히도 많은 환아가 우리 곁을 떠나서 너무 안타까운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글을 올리려니 그 환자들의 얼굴이 앞을 가리네요. 우리 모두 힘든 시간이지만 언젠가는 웃을 날도 오지 않을까 합니다(영화 로렌조오일로 알려진 ‘부신백질이영양증 부모모임’의 게시판에서).’

 ◇온라인 활동=현재까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국내 희귀난치성질환의 커뮤니티는 지난 2000년부터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해 현재 자체 홈페이지까지 개설한 커뮤니티를 포함하면 20여개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기본적인 간호 및 주의요령·의료기기 구입·재활치료·질병정보 등을 서로 논의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이고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오는 여러가지 어려움과 아픔·기쁨 등을 함께 나누고 있다.

 특히 레츠증후군 등 24개 희귀난치성질환 커뮤니티(모임)가 한국희귀난치성연합회를 지난해 6월초 출범시킨 이래 그간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커뮤니티 등은 지난해 9월말 개설된 이 연합회의 홈페이지(http://www.kord.or.kr)를 구심점으로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또 연합회와 벤처기업 세오컴이 공동으로 희귀난치성 커뮤니티에 대한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해주면서 그 수가 더욱 늘어나기 시작, 24개 모임 중 자체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커뮤니티는 14개에 달하고 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전용석 사무총장은 “현재 나머지 모임의 홈페이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개설할 계획”이라며 “최근 14개 희귀난치성질환 모임이 연합회에 새롭게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간 같은 관심사 내지는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쉽게 찾지 못했던 희귀난치성질환자 또는 그 가족들은 하나로 통합된 이 인터넷사이트에서 똑같은 처지에 있는 환자와 가족들을 예전보다 쉽게 만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또 온라인 활동의 활성화로 희귀난치성질환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촉구하면서 일반인들의 폭넓은 관심을 사회로 이끌어내는 한편 의학계 연구를 활성화시키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난치병 현황과 문제=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2만명 이하가 앓고 있는 희귀난치성질환은 만성신부전증을 비롯해 루게릭병·고셔병·혈우병·부신백질이영양증 등 무려 111종에 달하고 그 환자수는 108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건사회연구원은 추정했다.

 이 질환은 말대로 희귀하기에 일반인들이 이러한 환자와 가족을 만나기도 쉽지가 않다. 현대 의학의 수준으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없어 환자의 육체적인 고통과 함께 경제적·정신적·가정적으로 매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완벽한 치료제가 거의 없는데다 보험급여 혜택도 미미해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한 개인의 불행으로만 여기기에는 그 개인이나 가정이 감내하기에 너무 힘겨워 정부와 사회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요구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부터 시행돼온 고셔병·혈우병·근육병·만성신부전증 등 4종 이외에 올 연초부터 베체트병·크론병 등 2종을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추가해, 총 6종 질환·7516명에게 440억원의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그 지원폭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한 관계자는 “현재 베체트병 환자가 1만2000명에 달하지만 정부의 지원대상자수는 330명이고 크론병 환자는 3500명인데 고작 60명만이 정부 혜택을 받아 많은 환자가 고통속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희귀난치성질환 인터넷사이트

 구분 인터넷 주소 기타

 부신백질이영양증 부모모임 http://www.ald.or.kr

 베체트환우회 http://www.bechcet.co.kr

 뮤코다당증 가족모임 http://www.mps.or.kr

 근이영양증 모임 http://www.mdakorea.org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http://www.kalsa.org

 한국작은키(연골무형성증) 모임 http://www.lpk21.org

 호흡장애아 모임 http://meabers.tripod.lycos.co.kr/homecareclinic

 한국다발성경화증환우회 http://freechall.com/mssociety

 척수성근위축증 http://www.people.cornell.edu/pages/sc129

 크론가족사랑회 http://www.crohn.pe.kr

 레츠증후군 http://www.rett.pe.kr

 파긴슨병협회 http://youngdong.younsei.ac.kr/parkinson

 다카야수동맥염(대동맥염증문안드림군) http://www.dakayasu.org

 새빛누리회(백혈병) http://sbnuri.allmedicus.co.kr

 루푸스를 이기는 사람모임 http://www.lusia.or.kr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