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봐주지 마세요. 그냥 직장인으로 보아주셨음 해요.”
세계적인 컴퓨터기업인 한국EMC와 컴팩코리아의 마케팅매니저인 박재희 이사와 정미교 차장은 공통점이 많다.
남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컴퓨터회사에서 여성이 마케팅매니저 직함을 갖고 있다는 점이 우선 그렇고, 컴퓨터와는 담을 쌓고 지냈을 법도 한 인문계열 출신이란 점이 그렇다. 두 사람은 또 나란히 뱀띠 해(65년) 태생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국내 대학 출신이면서도 유학파가 많은 외국계 기업의 마케팅 책임자란 배경도 유사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면 컴퓨터업계 마케팅 한 분야에서만 10여년을 넘게 근무해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일 승진한 박 이사는 이명박씨가 현대건설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 비서실에 근무한 1년을 빼곤 한국델(1년)과 한국EMC에서 마케팅부서에서만 꼬박 11년을 근무했다. 올 3월 부장 승진 대상자로 낙점된 정 차장 역시 한국썬을 시작으로 인텔코리아·컴팩코리아에서 13년 동안 마케팅 업무를 전담했다.
두 사람 모두 일에서만큼은 성별을 굳이 따지지 않는다. 그만큼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만 봐달라는 주문이다. 설혹 자신들을 성으로만 구분지으려는 외부의 왜곡된 시선을 대할라치면 당당히 거부하는 단호함도 갖고 있다. 그래서 ‘여자로 봐주지 말아달라’는 요청은 어쩌면 그같은 경계심의 발로에 다름아니다. 물론 아직은 마이너리티인 여성이기 때문에 겪을 수도 있는 그 무엇에 대한 잠재의식도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트레이드 마크는 ‘당당함’이다. 때로는 매출과 직결된 고객을 만나 설득하는 임무를 맡기도 하고 때로는 거북스런(?) 언론을 상대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의 목소리가 잦아드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면에는 그만큼 드러나지 않은 숨은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두 사람이 오만하다거나 비굴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당당해 보이는 것은 이같은 노력에 연유한다.
그러나 국내 경기를 진단하는 두 사람의 시각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박 이사는 “국내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2분기부터는 IT경기가 완만한 회복기로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업 담당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지난해 3분기를 바닥권으로 해서 조금씩 회복기미가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부문별로는 재해복구 솔루션 부문은 큰 폭의 신장세가 예상됩니다”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정 차장은 “선거나 월드컵 등 여러 변수가 있기는 하나 완연한 회복세를 느끼려면 4분기께나 가능할 겁니다. 정부부문과 금융·통신권 투자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부문별로는 노트북과 PDA·스토리지 부문의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봅니다”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올해 좋은 일들이 유난히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를 통한 새로운 정부의 출범이 예고되고 있는데다 세계인의 축구제전인 월드컵이 국내에서 펼쳐져 경기부양 효과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반도체를 포함한 국내 IT경기의 활성화도 기대되고 있는데다 개인적으로도 승진했거나 승진이 확정돼 올해는 어쩐지 순탄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는 고백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표.나의 모든 것>
이름 박재희
생년월일 1965년 8월 12일
직위 이사
입사년도 1997년 5월 1일
전공 정치외교
마케팅을 하게 된 이유 결혼 후에도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찾다보니(채널 마케팅)
직업관 즐겁게 일하자
어려웠던 기억 지난해 ERP로 같은 부서 동료 내보낼 때
존경하는 사람(업계 정형문 사장
일반) 어머니
올해 가장 하고 싶은 일 개인-내 자신을 위한 여유 갖고 싶다
직장-직지찾기 후원 프로그램 충실히 하고 싶다
취미 영화(모든 장르)
자신의 성격 긍정적·낙천적
주량 소주 2∼3잔
가족 남편과 딸
이름 정미교
생년월일 1965년 9월 27일
직위 차장(부장 예정)
입사년도 1994년 12월 1일
전공 영문학
마케팅을 하게 된 이유 시장과 소비자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 창조적일 것 같다
직업관 고객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 최선을 다하자
어려웠던 기억 IMF때 모든 기준 다 바뀌어 마케팅 전략 수립조차 어려웠다
존경하는 사람(업계 잭 웰치 전 GE회장
/일반) 아버지
올해 가장 하고 싶은 일 개인-티벳 여행
직장-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도약을 하고 싶다
취미 미술감상(모든 장르)
본인의 성격 냉철하면서도 감성적임
주량 무제한이나 올해부턴 금주하기로 목표 세웠음
가족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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