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체들은 상품선별 및 주문관리에서 배송·수금·반품까지 신경써야 합니다. 이들이 상품선별에만 전념하도록 하고 이후의 모든 관리는 저희 전산시스템으로 대행·처리해 드립니다.”
엘앤디시스템 차주일 사장의 말이다. 이 회사는 지난 99년 말 ‘홈쇼핑업체의 곳간지기’를 자임하고 법인을 설립한 지 2년여 만에 70개 홈쇼핑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한 홈쇼핑관리 분야의 선두주자다.
차 사장이 국내 최초로 시도한 이른바 ‘홈쇼핑컨설팅’이라는 신개념 비즈니스는 아주 단순하게 시작됐다.
포스코 전산실 엔지니어 출신인 차 사장은 LGCNS의 전신인 STM에 둥지를 틀어 LG유통과 LG25시 등에 대한 유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95년 미국 시그마마이크로사의 패키지를 도입, LG홈쇼핑에 적용하려던 그는 이를 한국화하면서 꾸준히 업그레이드했다. 이어 5년간 이 SW를 한국화해 적용하고 자체 솔루션으로 홈쇼핑 업무관리를 가능하게 했다. 차 사장은 이때 홈쇼핑이란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에 눈뜨면서 이 분야에 흥미를 갖고 벤처를 창업했다.
사업모델은 케이블TV·인터넷 또는 DM 방식의 홈쇼핑사업자들이 우수상품 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하고 이후의 모든 업무를 관리해주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홈쇼핑시장에서도 대환영이었다. 총매출의 10∼20%에 달하는 유통업무 관련 인건비를 늘상 4∼8%대로 줄이면서도 훨씬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DB관리에서 대금지불·택배관리 업무까지 대행해주기 때문이다.
홈쇼핑시장을 주도하는 LG홈쇼핑·CJ삼구쇼핑·농수산TV·씨앤텔홈쇼핑 등 재력있는 회사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솔루션인 ‘숍21’을 바탕으로 홈쇼핑 업무관리시스템을 구축해줬다. 또 자본력이 달려 시스템을 구축할 수 없는 사업자에게는 홈쇼핑 관리업무를 대행해주는 아웃소싱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잠정적인 매출 35억원 가운데 대부분이 이 아웃소싱, 즉 홈쇼핑업체의 곳간관리업무를 대행하면서 나왔다.
이 회사는 올들어 기존 솔루션 기능을 향상시켜 유통망관리(SCM) 기능에 부가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솔루션에 부가된 주문·반품·고객상품 정보관리, 카드 관련 수불업무, 상품·거래처·판매매체 정보, 출고·수거 및 배송정보 등의 기능에 인사·회계 기능까지 부가할 계획이다. 최근 모 대기업이 세계적 ERP업체인 독일의 SAP와 함께 숍21과 유사한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차 사장은 걱정하지 않는다.
“저희는 그동안 우리나라 유통환경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부가될 기능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엘앤디시스템은 지난 99년 말 늦깎이로 입문한 벤처지만 올해 급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엔 지난해의 3배 수준인 100억원을, 내년엔 200억원대의 매출을 각각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전망은 향후 국내 시장도 전체 소매점 시장 매출의 15%를 홈쇼핑사업자들이 차지할 것이란 각종 시장변화 예측을 바탕으로 한다.
엘앤디는 이제 해외 시장 공략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만의 둥산(東三)홈쇼핑에 시스템을 구축한 성과를 바탕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도 나설 게획이다.
최근 이 회사를 모델로 한 2∼3개 업체가 나타났지만 차 사장은 신경쓰지 않는다. 엘앤디시스템은 자신의 강점을 알고 이를 바탕으로 독특한 시장을 개발해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면서 벤처의 새별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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