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 믿다가 재고가 고철될라.’
LG전자가 잉여재고 관리차원으로 추진해온 전자부품 e마켓플레이스 활용이 지지부진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e마켓 이투오픈에 위탁한 200억원(장부가)대의 잉여재고 판매가 전혀 성사되지 않았고 지난 10월 말부터 시범적으로 활용한 국내 최대 전자부품 e마켓인 일렉트로피아의 판매대행 서비스 역시 기대 밖의 저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국내외에서 퍼블릭마켓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진 LG인 만큼 실거래에 있어 e마켓이 별다른 도움을 못주고 있다는 현실은 내부적으로 적지않은 고민거리. 자칫 이같은 현상이 퍼블릭마켓 적용의 실패사례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없지 않다.
LG는 그 배경으로 e마켓의 거래 및 서비스 부진을 지목하고 있다. 이투오픈의 경우 세계적인 IT기업들을 주주로 참여시킨 글로벌한 e마켓으로 프로세서 혁신차원에서 활용도가 높은 것은 입증됐지만 거래활성화에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이투오픈의 3가지 서비스 가운데 ‘서플라이체인컬래버레이션’과 ’프로덕트컬래버레이션’은 해외법인과 서플라이어들을 연결, 상호간 생산계획·주문·발주·납기 등의 정보를 공유시켜 서플라이어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일구고 결과적으로 내부 프로세서 혁신까지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LG의 이 서비스 도입을 계기로 마쓰시타, 솔렉트론 등 다른 주주사들이 잇따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e마켓이 공개시장 개설을 통한 거래유발이 근본적인 목적이라면 이투오픈은 거래서비스인 ‘커머스컬래버레이션’의 부진으로 사실상 e마켓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주사들 대상의 거래조차 미진한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의 참여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이미 이투오픈은 e마켓이 아닌 기업간 협업시스템을 이어주는 네트워크업체로 변신했다.
국내 전자 4사가 공동 출자해 만든 글로벌 표방 e마켓 일렉트로피아 역시 거래부진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이투오픈에 위탁한 200억원대 물량에 이어 이 회사에 시험적으로 판매대행을 맡겨본 결과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어서 당초 50억원대의 재고물량을 떠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LG는 이러한 현실이 e마켓의 탓만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판매대행 활용에 있어 자체적으로도 팔기 어려운 잉여재고로 한정짓고 있는 기업들도 문제라는 분석이다.
신문선 업무혁신팀 수석부장은 “실거래에 있어 e마켓 적용은 시기상조라는 내부적 의견이 팽배하지만 이투오픈을 통한 내부 프로세서와의 접목, 일렉트로피아의 판매 및 구매대행 활용은 지속 추진될 것” 이라고 말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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