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마이크론 흡수합병으로 갈듯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전략적 제휴가 마이크론의 하이닉스 흡수합병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28일 하이닉스 구조조정 특위는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반도체 부문 전체를 통합하는 방안과 △하이닉스의 D램 사업만을 통합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를 내년초 열릴 3차 협상에서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양사의 제휴는 하이닉스가 유진공장 등 일부 자산을 마이크론에 매각하는 대신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경영에 참여하는 협상이 유력시됐었다.
특위의 이날 발표 내용으로 봐선 양사의 제휴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진전되며 협상의 성격상 마이크론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로선 마이크론이 두 가지 방안 가운데 D램 사업만의 통합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보이며 D램 통합사의 경영권도 가져갈 전망이다.
구조조정 특위의 한 관계자는 “D램 사업부문 통합은 마이크론 D램 설비와 통합할 수도 있으며 별도 독립법인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말해 마이크론이 어떤 형태로의 통합이든 경영권을 요구했음을 내비쳤다.
구조조정 특위는 아직 마이크론이 어떤 제안을 할지 모르나 D램 사업부문만의 통합을 제안할 경우 비D램 부문에 대한 지분 참여를 포함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마이크론은 하이닉스의 D램 사업을 통합하고, 비D램 사업에 주력할 하이닉스의 경영에도 참여함으로써 사실상 하이닉스를 자회사로 거느리게 될 전망이다.
하이닉스도 D램 사업 통합시 마이크론으로부터 받게 될 자산가치 차액으로 부채를 갚거나 비메모리 사업부문에 대해 투자해 비메모리 전문업체로 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하이닉스가 사실상 D램 사업에서 손을 떼고 특정 메모리와 비메모리 전문업체로 위상이 격하되는 것이어서 채권단과 정부에 대한 헐값 매각 시비와 반도체 정책 비판이 고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하이닉스 D램 사업을 통합해 생산능력을 확충한 마이크론의 급부상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마이크론이 통합시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을지 의문시되나 마이크론으로선 하이닉스의 D램 사업 합병을 향후 시장 지배력 확보나 가격 상승 등 여러모로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특위는 살로먼스미스바니와 맥킨지사 등 자문팀을 통해 마이크론의 제안에 대한 협상안을 마련키로 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1월초 마이크론 협상팀이 방한해 3차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