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의 이번 리눅스 패키지 구입은 국내 리눅스산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어려워 보였던 공공부문에서 리눅스 도입이 실현됐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규모면에서 총 12만대의 컴퓨터에 설치할 수 있는 물량으로 그동안 ‘생색내기’나 하는 전시행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게다가 구매방법도 그동안 각 공공기관의 실무부서에서 필요에 따라 구매해 오던 산발적 방식이 아니라 정부의 구매창구를 대변하는 조달청에서 일괄구매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정부는 리눅스 활성화 의지를 수차례에 걸쳐 밝혔지만 실질적으로 별다른 지원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더욱이 일부 공공기관의 입찰에서는 발주단계부터 리눅스가 배제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조달청의 리눅스 구매로 정부의 리눅스 지원의지가 어느 정도 증명된 셈이다.
◇의미=가격인상이나 기술종속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으로 인해 나타나는 폐해를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운용체계와 사무용 소프트웨어의 국산화에 따른 기술발전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리눅스가 윈도의 대항마로 자리잡게 되면 국내 중소PC업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소PC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격인상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기업이 받는 제품할인 혜택을 받지 못했다.
또 오픈소스인 리눅스의 특성상 폐쇄적인 윈도 환경에 비해 응용 프로그램 개발도 수월해지게 마련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리눅스의 장점인 비용절감 효과는 소비자의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눅스는 운용체계 자체의 가격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며 사무용 프로그램은 오피스 가격의 10%에도 미치지 않는다. 또 각종 기업용 솔루션을 별도 구매해야 하는 윈도와 달리 운용체계 안에 웹서버와 메일서버 구축 프로그램·데이터베이스 등 기업용 솔루션이 내장돼 있고 멀티미디어 재생 소프트웨어와 압축 프로그램 등의 유틸리티도 들어있다.
리눅스업계에서는 25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윈도로 시스템을 구축하면 소프트웨어 가격이 3000만원을 넘지만 리눅스의 경우 200만원이 채 들지 않는다고 한다.
◇과제=이처럼 리눅스는 많은 긍정적 효과를 갖고 있지만 윈도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사무용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그룹웨어나 메시지시스템처럼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그룹웨어나 메시지시스템은 대부분 윈도NT 환경에서 실행된다.
문제는 리눅스가 아직 이 프로그램과 데이터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것. 이 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리눅스가 설치된 컴퓨터는 문서작성이나 인터넷 사용 정도로 역할이 축소된다. 따라서 앞으로 보급될 신규 행망용 컴퓨터에 윈도의 힘을 빌리지 않고 리눅스가 독자적으로 설치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지속돼야 한다.
기술지원문제도 걸림돌이다. 아직까지 리눅스업체들은 전체 직원수가 100명을 넘지 않는 영세성을 보이고 있다. 윈도에 비해 리눅스를 다룰 수 있는 인력도 부족하다. 행망용 컴퓨터가 전국 방방곡곡에 설치되기 때문에 보다 기동력을 갖춘 기술지원이 필요하다.
◆리눅스와 윈도 가격비교
구분 리눅스 윈도 비고
운용체계 약 50만원 약 160만원 25사용자 기준
웹서버 운용체계에 포함 윈도NT에만 포함
메일서버 운용체계에 포함 약 350만원
데이터베이스 운용체계에 포함 약 1200만원 25사용자 기준
개발도구 운용체계에 포함 약 160만원 1사용자 기준
오피스SW 약 130만원 약 1000만원 25사용자 기준
그래픽SW 운용체계에 포함 약 100만원 1사용자 기준
유틸리티SW 운용체계에 포함 약 170만원 25사용자 기준
총비용 약 180만원 약 3140만원 2960만원 차이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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