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자장외증권거래시장 개장

 새로운 형태의 주식시장이 문을 열었다. 정규 주식시장이 문을 닫는 야간에 주식을 사고 파는 등 주식거래는 낮에 이뤄진다는 통념을 깬 야간시장이다.

 이미 영업을 시작한 전자장외증권거래(ECN)시장은 주식시장에 대한 규제와 시장 진입장벽을 완화, 효율을 증대시키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지난 3월 증권거래법을 개정하면서 도입의 근간을 마련한 ECN시장은 기존 주식시장과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전자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기존 시장을 대체·보완하면서 유가증권을 거래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시장에 몰고 오게 될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당분간은 ECN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주식이 종가로 처리되기 때문에 정규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이 바뀌는 등 변화의 바람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낮에 회사일을 하느라 주식거래를 할 수 없던 직장인 투자자들을 견인하는 등 주식투자 인구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 증시의 글로벌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CN 개장시간이 오후 4시 30분부터 9시까지로 제한됨에 따라 나스닥시장과의 연동성은 당분간 떨어질 것으로 보이나 시간이 일부 겹치는 유럽과 홍콩 시장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장 마감 이후에 흘러나오는 재료를 거를 수 있다는 것도 ECN시장의 매력이다. 물론 장 종료 이후 단일가로 거래되기 때문에 호재나 악재가 발생할 경우 매수 또는 매도로 몰릴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시장 기능의 활성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증권 저변확대 및 증시 글로벌화 못지 않게 주목하는 것은 ECN시장 활성화에 따른 IT수요 확산이다. 현재 우리의 사이버트레이딩 비율이 60∼70%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는 하지만 모든 거래에 홈트레이딩시스템 및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이뤄지는 사이버트레이딩이 보편화되면 IT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ECN시장이 활성화되면 제2, 제3의 ECN시장이 개설되는 등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HW 및 SW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우리가 ECN시장에 거는 기대만큼 우려되는 바도 적지 않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시장의 투기장화다. 초단기매매가 기승을 부림에 따라 요즘 우리의 주식시장이 투기장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간증시가 이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격변동 없이 종가로 매매되는 것도 문제의 소지는 많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잡아줄 가격조절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ECN이 사설 증권사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주가조작 등 정규시장과 연계되는 불공정거래 차단에 대한 규제장치가 미흡하다.

 시스템 안정성에도 의문이 든다. ECN을 운영하는 한국ECN증권 측은 메인시스템을 듀얼시스템으로 구축하고 모의테스트를 거치는 등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나 갈 길은 멀다. 신설되는 ECN시장이 정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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