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의 노후 연구장비 및 시설 교체 예산이 대부분 올해 수준에서 동결돼 노후한 연구장비를 갖춘 출연연의 연구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관련 연구기관에 따르면 출연연들은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에 노후 시설 및 장비 교체를 위해 예산증액을 정부에 요구했으나 대부분 신청액에 비해 현격히 낮거나 전년 수준으로 동결됐다.
시설이 대부분 노후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생명연은 내년에 기계설비 및 배관 교체와 전자현미경의 일종인 SEM·TEM 등의 공동연구장비 구입 예산이 5억4800만원으로 확정됐다.
천문연도 내년에 보현산 천문대의 1.8m 망원경동 확장공사와 난방용 유류탱크 설치 등 개보수, 전파천문대 주전산기 서버 교체, GPS 의사위성 교체, 26㎓ 규모의 스펙트럼 분석기 교체 등에 따른 예산으로 4억6800만원을 배정받았다.
기초과학지원연은 이미 도입, 운영 중인 공동활용 연구장비 206종 가운데 7종을 교체하고 준공한 지 12년이 경과된 대덕본원 건물의 유지보수와 건물설비 보완 및 교체 예산으로 4억4800만원이 확정됐다. 그러나 일부 출연기관은 정부 예산지원이 전혀 없어 연구비에서 장비 구입예산을 집행하기 때문에 연구 담당자들이 곤혹스러워하는 등 공동연구장비 구입과 활용이 아쉬운 형편이다.
더욱이 장비 사용연한이 대부분 10∼12년 정도로 정해져 있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연구 동향에 부응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첨단장비로 교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 연구개발(R&D)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연구성과중심제(PBS)로 인해 정부에 노후설비 예산지원을 신청했음에도 별도 지원액은 전무한 형편이다. 이로 인해 시설 유지보수 수준에서 연구원 전체를 관리하고 있으며, 연구장비 구입은 연구비에서 충당하기 때문에 실제로 집행받은 R&D 예산의 30% 정도를 연구비에 할당하고 나면 연구인력 조달도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이 ETRI 측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밖에 과학재단도 장비교체비용이 전무하고 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노후장비 16종 교체, 첨단연구장비 6종 구입 등 모두 32억7500만원, 원자력연구소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24억4800만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출연연의 R&D 예산이 증가된 것은 사실이지만 10년 이상 된 장비로 국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운 형편”이라며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고정비용의 지출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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