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서열 분석, 플라스틱 마이크로칩 제작, 재조합 단백질 생산 등 생명기술 연구 과정에 필요한 실험단계를 대행해주는 바이오연구 아웃소싱서비스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바이오테크놀러지·마크로젠·바이러스테크놀러지 등 바이오벤처기업은 최근 2∼3년간 연구개발 과정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이용해 다른 바이오업체에서 연구단계를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특정연구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바이오벤처들이 이 같은 실험단계 바이오연구 아웃소싱서비스를 이용하면 연구원 인건비와 고가의 생명공학 장비 구입에 따른 비용 절감효과를 얻을 뿐만 아니라 연구기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특정연구의 아웃소싱을 통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초기실험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돼 신약 개발과 기능유전체학·단백질체학 등 포스트게놈 연구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아웃소싱서비스업체들의 입장에서는 매출확대의 수단이 될 뿐 아니라 유전자 시퀀싱이나 플라스틱 마이크로칩 등 다른 바이오벤처기업이 이미 상당수준에 도달한 기술 개발을 방지해 중복투자를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디지털바이오테크놀러지(대표 장준근 http://www.digital-bio.com)는 최근 바이오멤스기술을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용도와 시약·형상에 따라 플라스틱 재질의 미세 유동 채널과 소형정밀튜브로 구성된 다양한 소자를 맞춤설계·제작하는 플라스틱 마이크로칩 주문제작(PMM)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L사를 비롯한 10여개 업체와 연구소로부터 플라스틱 랩온어칩(lab-on-a-chip) 제작을 의뢰받았다고 디지털바이오테크놀러지 측은 설명했다.
마크로젠(대표 서정선 http://www.macrogen.com)은 이달 초부터 유전체학과 단백질체학 연구의 필수과정인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주는 유전자 시퀀싱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크로젠은 국내는 물론 이미 일본 도쿄대로부터 염기서열분석 수주를 받는 등 일본 시장에도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도 유전자 시퀀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바이러스테크놀러지(대표 최용주 http://www.baculovirus.co.kr)도 최근 곤충 세포를 바탕으로 특정 바이러스를 배양시킨 바큘로바이러스를 이용해 단백질체학 연구에 기본이 되는 재조합 당단백질 생산 대행에 나섰고, 이들 유전자와 cDNA 복제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바이오테크롤러지 장준근 사장은 “DNA칩과 유전자 시퀀싱 등의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연구성과를 거둔 업체들이 벌이는 이 같은 서비스는 후발 바이오업체들에 새로운 연구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도 있다”며 “이미 개발된 기술의 벽을 넘지 못해 차세대 연구를 지연시키는 일이 없도록 이런 서비스를 장비처럼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바이오연구 과정 중 실험단계를 아웃소싱하게 되면 서비스 회사가 특정회사의 연구물 등 기업 기밀을 다루게 돼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전자 시퀀싱은 물론 플라스틱 마이크로칩·당단백질 대량생산을 의뢰하면 고객의 연구 방향을 서비스업체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비스업체들이 실험단계만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지 않고 신약 개발 등 다음 단계의 연구를 진행하면서 중간과정의 서비스를 판매하기 때문에 기술분쟁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체들은 계약 조건에 공동지적재산권 소유 사항을 포함하거나 기술 유출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시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기술 유출을 막을 수 없어 사업부를 분사시켜 별도법인을 설립하는 등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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