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업계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성장 비결을 알려고 안달이다. 10위권 안팎을 오르내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2000년 세계 반도체시장의 6위로 등극하더니 지난해는 급기야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체시장이 30%가 넘게 꺾였는데도 ST는 19% 역성장에 그쳤다.
이같은 돌풍에 대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코리아의 이영수 사장은 “D램이 없어 리스크 관리가 용이하고 이동통신·디지털 멀티미디어·보안시스템 등 고객의 니즈가 있고 성장성 높은 유망 분야를 미리 파악해 제품군과 기술력을 앞서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도 그럴 것이 유럽형이동전화(GSM)·디지털 셋톱박스·DVD·PDP·스마트카드 등 최근 뜨는 시장을 겨냥한 핵심칩은 물론, 고주파(RF)·LCD 스케일러IC·전력용 반도체·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 전자통신기기에 필수적인 아날로그 제품군 라인업도 갖췄다. 3세대 이동통신용 핵심칩도 준비중이다.
이미 지난해 7월이후 수주대출하(BB)율이 1.0 이상으로 회복되고 4분기에도 3분기보다 15% 가량 성장한 것도 빠른 회복세를 예견하는 징후다. 그럼에도 지난해 연간실적이 역성장한 것은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셋톱박스가 경기여파로 줄어들었기 때문이고 이를 보완해준 것은 수출용 GSM단말기다.
그러나 올해는 디지털위성방송의 본격화와 디지털케이블의 도입, 3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등이 시장확대의 기회로 작용해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 2000년 수준인 5억달러선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다. 또 지문인식시스템이나 스마트카드, 대형디스플레이 등이 신시장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자인 설계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솔루션까지 턴키로 제공해 빠른 제품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직개편도 고려중이다. 그동안은 다른 다국적기업 한국법인과는 달리 국내 실정에 맞춰 조직을 운영해왔으나 올해는 AP본부와 함께 연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비를 검토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를 누가 빠르게 제대로 충족시키느냐는 것이 관건”이라는 이 사장은 올해도 “정직한 것이 곧 전략”이라는 경영철학을 잊지 않을 생각이라고 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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