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1:최고만이 살아남는다>`브랜드 파워`강해야 경제전쟁서 이긴다

지난해 전세계국가들이 수차례에 걸친 진통 끝에 자유교역확대를 위한 세계무역기구(WTO)체제를 확고히 해 글로벌 경제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 주었다. 자연히 글로벌화 확대의 거센 바람속에 `세계최고의 기업 최고의 제품`이란 명제는 우리에게 명확한 지향점을제시한다.

 글로벌경제의 확산은 2등이 아닌 세계최고의 상품과 기업을 우리에게 말없이 요구하고 있다. 소리만 없을 뿐 전장의 총성과 포성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더이상 상품교역에 있어서 중국이니 미국이니 유럽이니 하는 지리적 영토확장과 수출량 확대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최고의 제품으로 최고의 부가가치를 확보해야만 하는 시대가 됐다. 앞으로 경제전쟁에서 승리의 향방은 누가 세계최고의 고부가가치를 산출하고 이를 소비자와 연계시키느냐 하는 자연스런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다. 즉, 얼마나 더많은 기업이 초일류 세계기업으로 성장하느냐 하는 점이 초미의 과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한반도뿐아니라 세계를 보는 거시적 시야를 가져야 한다. 오늘날 세계IT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로 눈을 돌려보자..

 ‘딥블루’라는 애칭과 함께 기술회사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IBM은 중대형 컴퓨터 시장에서 e비즈까지 두루 포용해 가며 여전히 건재하다. 세계 IT기술의 심장인 실리콘밸리에서 스승이 쥐어준 538달러의 비용으로 차고에서 창업해 일궈온 65년 전통의 글로벌벤처기업 1호 HP는 신화시대와 현재를 함께 살고 있다. ‘인텔인사이드’란 광고와 헝거리 피난민으로 이민와 아메리칸 드림의신화를 일군 앤디그로브 회장의 이야기만으로도 너무나 유명한 인텔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도스에서 윈도우XP, 그리고 X박스란 게임기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사용자들을 포로로 만든 컴퓨터황제 빌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사, 그리고 나무밥통제조와 라디오수리에서 시작해 세계초일류의 전자·엔터테인먼트 제조업체인 소니를 일궈낸 모리타 아키오와 이부카 마사루의 열정 등...세계최고의 제품으로 세계최고의 제품을 빚어내 시장을 주도해 온 글로벌 기업의 이야기는끝이 없다.

 무엇이 그들의 회사를 세계최고로 만들었는가.

 세계최고회사의 경영자들에게서는 직관력, 도전과 창조의 정신,그리고 열정을 찾아볼 수 있다. 또 이들 회사의 전략에는 항상 세계최고를 지향하는 기술·브랜드·마케팅 노력이 함께 한다. 세계화시대에 부응하는 전략적 제휴 협력을 뒷받침할 국제적 감각도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최고에 걸맞는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실리콘이라는 가치없는 원소에서 상품성있는 트랜지스터를 만들어낸 최초의 반도체 개발자들에게서 세계 IT산업의 융성을 가져온 창조력의 불씨를 찾아볼 수 있다.

 또 20년대초 태뷸레이팅머신컴퍼니(TMC)사를 사들여 창업해 부진하다가 60년대 창업2세인 왓슨 주니어의 결단으로부터 발전을 거듭한 IBM에게서 직관력을 읽을 수 있다. 그는 60년초 당시 원자폭탄 개발비보다 비싼 50억달러의 개발비로 세계최초의 메인프레임을 개발토록 했다. 그리고 80년대 이후 IBM은 여전히 IT산업계에서 이 제품의 영향력과 수익을 잇고 있다. 이는 있고 이는 e비즈쪽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

 HP는 `HP웨이`라는 독특한 기업문화와 기업가 정신으로 세계일류의 기술과 브랜드를 일군 회사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신뢰하고 항상 존중해야 한다"는 창업정신이 직원들에게 창의력을 발휘토록 해 컴퓨터와 잉크젯프린터 등의 많은 IT관련분야를 주도하도로 했다. 전세계적 IT경기불황속에 실리콘밸리의 HP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전히 개방성과 개인존중에 기초한 HP의 저력을 살려내고 있다.

 일본의 소니는 50년대에 어려움을 거듭하던 집적회로(IC)를 만드는 창조적 개발력을 발휘하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았고 60년대엔 3개의 전자총을 사용하던 컬러TV결상 방식을 하나의 전자총으로 가능토록 해 세계전자업계의 총아로 떠오른다. 공동창업자였던 이부카 마사루는 제품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는 뜨거운 열정의 일화를 남기고 있다. 80년대초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았던 워크맨 개발의 독창적 아이디어도 창조적 정신을 가꿔온 이 회사의 산물이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진출한 소니는 독창적 게임인 플레이스테이션을 개발해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움직였다. 세계 IT업계 최고의 영향력있는 기업 MS조차도 소니가 창출한 엔터테인먼트게임기기 시장의 가능성을 뒤늦게 파악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메모리시장 못지않게 로직칩 시장이 중요하다고 보고 개발범위를 확대시켜 시장을 끊임없이 창출한 인텔의 진취적 발상역시 오늘의 글로벌 기업 인텔을 있게 한 토양이다. 인텔의 역사가 컴퓨터 발전의 역사와 동일시 되는 이유는 부단한 창조적 개발정신과 유연성 때문이다. 모두 불가능하다고 PC시장에서 항상 새로이 시장을 창출하며 성공을 일궈낸 한켠에는 유연한 사고에 기반한 제휴전략도 한몫했다.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해 이른바 ‘윈텔’전략으로 윈윈을 이루면서 지속적 성공신화를 이어오고 있다.

 컴퓨터황제로 불리우는 빌게이츠 주도의 세계최고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우리는 피나는 1위확보의 전략, 전략의 정상유지를 위한 고뇌에 찬 노력과 결단을 읽을 수 있다. 시장을 보는 직관과 1위가 아니면 안되는 집착은 오늘날 세계 최대의 SW업체 마이크로소프트를 있게 했다.

 서로다른 프로토콜을 이용한 인터넷호환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라우터를 만들어 성장하고 기업성장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은 M&A로 해결한 결단과 융합정신의 시스코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하면서도 말없이 이들 글로벌IT기업이 제시하고 있는 또다른 교훈은 브랜드 전략이다. 글로벌시대의 경제전쟁의 필수적인 새로운 힘의 원천은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세계최고의 IT기업들은 브랜드가치도 세계최고임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650억달러, IBM 727억달러, 노키아 350억달러, 인텔 346억달러, AT&T 228억달러, 소니 150억달러 등의 순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브랜드라는 삼성조차 63억달러에 불과하다.

  브랜드는 제조, 또는 제공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을 만큼 중요하며 생산자와 수요자간의 관계를 재정의할 만큼 중요하다.우리 중소기업이 세계적 기업에 기꺼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할 수 밖에 없는 것도 따지고 보면 기술력 부족도 부족이려니와 세계적 브랜드의 부재때문이다. 이는 세계 1위의 컴퓨터 OEM업체인 대만의 에이서사는 결국 발주자의 이름만 드날려주면서 여전히 `아는 사람만 아는’회사로 머무고 있다.

  우리 IT기업경영자들에겐 세계초일류 기업가들과 교류하면서 일류 기업의 모습을 읽고 느끼고 체득해야 하는 역할도 부여 된다. 세계경제인의 올림픽이라고 하는 다보스 포럼같은 곳에 보다 유능하고 경험많은 경제인이 참석해야 한다. 세계적 경제지 포춘같은 잡지에 더많은 이들의 기사가 올려져야 한다. 그리고 이들 경영자가 스스로 한국경제의 견인의 주역임을 인식하고 더많은 세계최고의 IT기업인들과 만나 우리기업과 잠재력을 알리고 우수한 기술을 전파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인텔 모토롤라등 세계적 기업이 다음 투자지역을 찾고 제휴협력 대상을 찾을 때 함께 의논할 우리기업가들이 보다 많아져야 한다. 그래서 윈윈전략 차원의 세계최고기업 키우기란 결실도 얻어내야 한다. 세계 최고의 IT경영자들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중국의 최고위 정치가 문화계 경제계 명망가들과 스스럼없이 교유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눈을 떠야 한다.

 세계화· 일류화는 선진기업과 경영자들의 창의력· 열정· 유연성· 세계화 감각을 우리내부의 역량과 결합해 살려낼 때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는 해낼 수 있다.

 ‘세계최고를 이루는 한해’를 향해 뛰기전에 다시한번 생각해보자. 무엇을 초일류 제품으로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놓을 것인가.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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