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식 2002 월드컵 축구대회 조직위 국장
wonskim@2002worldcupkorea.org
2002년 5월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되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6월30일 일본 요코하마경기장에서 개최되는 결승전까지 2002 FIFA월드컵축구대회가 한 달간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주지하다시피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 축구대회이자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하는 축구대회로서 한국은 물론 일본과 나아가 아시아 전체가 축구 등 스포츠 강국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와 동시에 전세계에 우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과거 올림픽 개최는 한국이 일본에 비해 25년이 뒤졌지만 이번 월드컵을 일본과 공동으로 개최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이 성장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FIFA 월드컵 축구대회는 올림픽대회와 달리 스폰서, 방송권자 선정 등 마케팅 권한을 FIFA가 직접 행사하며 조직위원회는 FIFA가 위임한 범위 내에서 대회 운영을 책임진다. 대신 FIFA는 정보통신분야 공급 책임을 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회 운영에 필요한 정보통신시스템은 FIFA가 스폰서로부터 현물로 받거나 구매하고 스폰서로부터 공급되지 않는 분야는 별도 공급업체로부터 구매해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정보통신분야의 FIFA 스폰서는 통신분야에서 한국통신, KTF 등 한국통신 그룹, 컴퓨터 분야에서 일본 도시바, 프린터 분야에서 일본 후지제록스,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미국 어바이어가 있어 각기 자사제품을 한국과 일본의 대회 운영에 제공하고 있다. 기타 분야는 FIFA가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유럽과 미국 업체로부터 구매하여 제공해 오고 있다. 시스템인테그레이터는 종래 FIFA의 전산시스템을 운영했던 EDS의 엔지니어들로 이루어진 Eurotech이 맡았고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시드니올림픽과 솔트레이크 겨울 올림픽의 전산시스템을 담당한 SchlumbergerSema 가 맡았다. 국내 시스템인테그레이터로는 쌍용정보통신이 선정됐다.
월드컵에 참여한 한국기업들을 꼽아보자. 한국통신과 KTF등은 대회운영과 방송을 위한 유선통신과 무선통신을 제공하며 국내 시스템인테그레이터로 선정된 쌍용정보통신이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한국화 개발과 전산시스템 운영을 맡았다. LGIBM은 한국에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판매하지 않고 있는 도시바를 대신해 이를 공급하고 있다. 그밖에 각종 시스템의 렌털, 설치, 유지보수 등에서 일부 한국기업이 참여하는 정도다. 이와 별도로 입장권 판매대행사인 인터파크가 자사의 인터넷티케팅 시스템을 이용해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이번 대회에서 국내 정보통신기업의 참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월드컵은 한국 기업에게 전세계를 대상으로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이미 금년 2월에 독일의 Kabel new Media가 인터넷 입장권 판매 시스템 개발에 실패하자 한국의 인터파크사가 이를 대신해 입장권시스템을 제공해 FIFA와 전세계 관련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어 Kabel New Media가 인터넷 자원봉사자 모집 시스템 개발에 또다시 실패하자 국내 기술진이 뒤늦게 뛰어들어 주어진 시간이 촉박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시스템을 개발해 냄으로써 FIFA를 한번 더 놀라게 했다.
또한 이 대회는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앞선 선진국 기업이 많이 참여하는 만큼 스포츠 마케팅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 유수 기업이 펼치는 스포츠 마케팅 페스티벌을 두 눈으로 생생히 확인함으로써 향후 한국 정보통신 기업이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세계에 진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월드컵은 한국 IT산업에 무엇을 남길까. 이에 대한 대답은 다른 누구보다 대회를 직·간접으로 지원하는 한국 기업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2002년 FIFA 월드컵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한국 기업들의 많은 협조와 건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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