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1:디지털IT 패권 분수령-월드컵>월드컵과 신기술

 차세대 이동통신, 무선인터넷, 무선랜, 디지털방송. 이 단어들은 모두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뜨겁게 달굴 IT 키워드다. 분야별 신기술들은 저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 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등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다.

 이들은 월드컵 대회를 위해 서비스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벌써부터 성공적인 데뷔 이후에 세계 기술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올라설지를 계산하면서 단꿈에 빠져 있다.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고화질 동영상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줄 신기술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차세대 이동통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등장한다.

 우선 cdma 2000 1x 서비스의 속도를 더욱 강화한 2.4Mbps급 초고속무선데이터통신(HDR)인 1x EV(Evolution)-DO(Data Only) 기술이 대회에 앞서 상용화될 전망이다.

 또 384Kbps의 속도를 자랑하는 비동기식 IMT2000(WCDMA) 방식의 시험서비스가 월드컵 경기장을 중심으로 제공될 예정이어서 부가서비스 수준이던 무선데이터 통신이 주력 서비스로 등장한다.

 이 같은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본적인 동영상 통화는 물론이고 각국 기자들은 이동전화를 기사 전송 도구로 활용하고 사용자들은 전철이나 버스에서도 무선인터넷을 통해 마치 안방에서 TV를 시청하듯 경기를 볼 수 있게 된다.

 또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이동전화를 통해 지리정보와 관광안내 서비스를 한글과 영어로 간단하고 편리하게 제공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통역서비스도 꿈은 아니다.

 발전된 모바일 카드 기능을 갖춘 IC칩을 내장한 단말기가 출시돼 무선인터넷을 통한 상거래 행위가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차세대 기술은 ‘하나의 단말기로 언제, 어디서에서나’ 사용한다는 차세대 이동통신의 기본 모토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로밍 서비스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소개된다.

 관광객과 선수단·보도진 등 많은 외국인들이 자신의 이동전화를 국내에서도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서비스가 구축될 것이다.

 이와 함께 승리팀을 맞추는 퀴즈 서비스, 네트워크를 이용한 멀티미디어 축구 게임 등 관련 콘텐츠 산업도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무선 인터넷 플랫폼

 월드컵 기간 동안 제공될 다양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가능케 해 줄 무선인터넷 플랫폼에 관심이 집중된다. 플랫폼은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의 다리역할을 하는 것으로 컴퓨터의 운용체계(OS)와 같다.

 국내에서는 지난 99년 LG텔레콤이 오픈웨이브의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기반 브라우저를 도입, 상용서비스를 시작했으며 SK텔레콤과 KTF도 각각 WAP 기반과 마이크로소프트의 ME 기반 브라우저를 이용해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WAP은 HDML이나 WML로 구성된 언어를, ME는 XML로 된 언어를 이용해 텍스트나 간단한 이미지 구현 수준의 서비스가 가능했다.

 이후 고속의 cdma 2000 1x 서비스 활성화로 무선인터넷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동안 많이 사용됐던 자바 기반의 SK-VM과 KVM에 이어 퀄컴에서 만든 브루 플랫폼이 등장해 플랫폼 경쟁은 뜨거워지고 있다.

 브루 플랫폼은 C언어로 제작돼 빠른 속도와 함께 메모리 사용이 적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CDMA 이동전화에만 적용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SK-VM과 KVM은 자바 규격이기 때문에 폭 넓은 호환성을 자랑하고 있지만 속도가 느리고 메모리를 많이 사용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밖에 국내에서 만든 MAP과 GVM 플랫폼이 등장해 기능을 발전시켜 가고 있으며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는 올해 6월까지 표준화 작업을 거쳐 브루 등 외산 플랫폼에 버금가는 성능을 지닌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국내 무선인터넷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무선랜

 2002년 월드컵의 신문·방송 취재단은 경기장의 긴박한 현장 사진과 경기속보를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국으로 전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무선랜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취재기자의 노트북 PC에 무선랜카드 꽂음으로써 장소에 관계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접속 서비스 시스템이다.

 한국통신과 자회사가 준비 중인 무선랜 서비스는 2.4㎓대의 소출력 무선접속정치를 이용, 10개의 월드컵 경기장과 국제미디어센터, 주요 월드컵 지정 호텔 등에서 최대 11Mbps급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무선랜은 랜을 무선화한 기술로 사무실 이리저리 케이블을 깔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고자 유선 대신 전파를 통신매개체로 대체한 기술이다. 그동안 기술적 한계와 비싼 가격으로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무선랜은 최근 기술의 발달과 가격하락 등에 힘입어 점차 일반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으며, 이번 월드컵을 통해 상용화가 더욱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적인 추세가 무선랜과 통신서비스를 결합한 유무선 통합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할 때 ADSL과 케이블모뎀 등 초고속인터넷통신서비스가 발달된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기준으로 무선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세계 어느 국가보다 크다.

 무선랜은 기존 유선랜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유선랜 구축이 어려운 환경에서 전파를 통해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유선인프라와 접목하면 그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해진다. 기간망에 무선랜을 연계하면 유선망을 포설하는 망 비용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또 무선랜을 사용하면 산간지역이나 도서지역, 케이블링이 어려운 특수한 지역까지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디지털 방송

 디지털방송도 이번 2002 월드컵을 계기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방송은 이미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 3사가 중계권료 협상을 마무리짓고 막판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시청자들은 박진감 넘치는 화면으로 월드컵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고선명(HD)TV용 프로그램 제작 문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방송 3사는 국내에서 열리는 32경기 중 23경기 전체를 HDTV용으로 제작하고 나머지 9경기는 진행 상황에 따라 전체 경기 또는 하이라이트를 제작·방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HDTV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최신 HD중계차 및 관련 방송장비 구매를 마쳤으며, 월드컵 붐 조성을 위한 특집 프로그램도 속속 편성중이다.

 그동안 디지털방송의 정착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던 콘텐츠의 부족이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스포츠라는 콘텐츠로 보완되면서 디지털방송의 정착과 디지털TV의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TV는 아날로그보다 최대 5배의 고화질과 CD수준의 입체음성을 제공하며, 양방향 데이터서비스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화면의 가로·세로 비율을 현재의 4대 3이 아닌 16대 9로 방송하기 때문에 영상의 왜곡없이 대화면을 즐길 수 있다.

 방송제작과 송출·수신 전과정이 기존의 아날로그와는 전혀 다른 기술로 이뤄지기 때문에 방송사들은 프로그램 제작 전과저에서부터 이를 전파로 쏘기 위한 변조·송출 작업을 위해 디지털 장비와 시설을 갖춰야 하며 수신자들도 디지털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디지털TV를 구비해야 한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디지털방송 데이터서비스

 ‘한국과 월드컵 예선을 펼치고 있는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 선수의 이력을 TV로 알아본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예선을 통과하자 마자 16강전 티켓을 TV로 예매한다’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이러한 편리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오는 3월 디지털위성 본 방송을 시작하는 스카이라이프는 월드컵을 계기로 ‘데이터서비스’를 실시한다. 데이터서비스는 시청자가 TV로 각종 부가데이터를 선택적으로 열람해 이용하는 것. 방송과 통신이 융합에 따라 등장한 새로운 개념의 미디어서비스다.

 데이터서비스에는 크게 △추가정보서비스(Enhanced Service) △양방향서비스(Interactive Service) △인터넷접속서비스(Internet Access Service) 등이 있다. 추가정보서비스는 방송프로그램과 연동시켜 제공하는 서비스로 방송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물건 등에 대한 정보를 보여준다. 양방향서비스는 방송프로그램과 연동 또는 독립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순수데이터서비스와 대화형서비스로 나눠진다. 순수데이터서비스는 뉴스·날씨·증권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대화형서비스는 퀴즈, 설문조사, 전자상거래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인터넷접속서비스를 통해서는 게임, 홈뱅킹, 홈쇼핑 등을 즐길 수 있다.

 데이터서비스는 방송 프로그램과 연동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인터넷방송이나 인터넷TV와는 방송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특히 독립적인 데이터서비스를 받는다는 잇점을 누릴 수 있다.

 정부에서는 데이터서비스를 기본으로 한 디지털위성방송의 출범으로 향후 5년가 디지털가전, 통신, 영상, 광고 등에서 6조8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방송콘텐츠 부분을 포함한 직간접적인 생산유발효과가 2005년까지 총 1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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