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영화의 흥행몰이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친구’ ‘조폭 마누라’ 등 조폭시리즈들이 지속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 국산영화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으로 성장하는 등 한국영화의 새로운 르네상스가 형성되고 있다. 좋은 영화시나리오만 있으면 영화제작은 자본이 넘쳐나고 있으며 유학파와 국내파 등 실력있는 인재들이 영화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좋은 작품과 훌륭한 제작진뿐만 아니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홍보마케팅이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리며 국산 영화시장의 질적 성장을 견인, 주목받고 있다. 또 영화기획사 및 제작배급사 등이 수직적 통합을 시도하며 멀티플렉스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는 것도 국산 영화 부흥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영화시장은 기획, 제작, 배급 등이 하나로 연결되며 종합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본보기로 자리잡고 있다.
영화시장은 정말 좋은 작품일지라도 개봉시기와 정확한 마케팅을 시도하지 못하면 작품자체의 평가조차도 받지 못한 채 간판을 내려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작품의 질적 측면에서 그저 평범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은 작품일지라도 그 작품의 성격에 맞는 차별적인 마케팅전략과 배급노하우만으로도 평균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는 일이 가능하다.
관객은 이제 작품의 질적 평가만으로 극장에 가지 않는다. 적절히 배합된 스타시스템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에 시간을 할애한다. 결국 영화는 이제 눈으로 보여지는 상품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극장이라는 공간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다양한 장치들로 무장한 역할수행자로 변화하고 있다.
2001년 겨울과 2002년 봄을 겨냥한 국산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들이 시동의 날개를 조금씩 펼치고 있다. 그동안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받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부활을 기대했던 작품들이 이제 시사회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홍보마케팅에 돌입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 좋은 작품성을 지니고도 흥행에 성공하기 힘든 여러가지 요소를 안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만 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 한정된 비용과 제한된 시간이라면 애니메이션보다 영화를 선택한다는 성인들의 선입관, 애니메이션이 관객에게 주는 흥미요소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실사영화보다는 부족하다는 영상인식의 한계, 방학 때에 애니메이션은 한편만 보면 된다는 학부모들의 자기만족 등 애니메이션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들이 국산 애니메이션의 부흥을 가로막고 있다.
결국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사영화와 차별되는 애니메이션의 홍보배급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사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비교우위의 감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홍보하면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주는 이미지의 환상과 실사영화의 표현한계를 극복한 제작시스템의 정교함 등을 관객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도 진지한 영화라는 장르적 동일성을 홍보해야 한다. 만화영화로 불리는 애니메이션을 마치 실사영화와 전혀 다른 장르로 이해하고, 그러한 만화영화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머뭇거리는 성인관객들에게 전략적인 동기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이 갖고 있는 무한한 감동과 아름다운 영상미 등 실제 관객들이 찾지 못한 다양한 요소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때다.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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