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인사가 주목받는 이유

 ‘2002년 삼성을 이끌 참모진을 밝혀라.’

 삼성그룹 임원 인사가 어느 해보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맘때면 벌어지는 대기업 임원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야 한두 기업에 국한된 일이 아니지만 삼성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올해 경영수업에 본격 착수한 이재용 상무보 때문인 것은 두 말할 나위없다.

 ◇사장단 인사보다 임원 인사 먼저(?)=무엇보다 인사 시기에 주목된다. 그룹 측에서는 연말이 다가오며 ‘연내 인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다 얼마 전 ‘주총까지 인사가 미뤄진다’고 알려져 있더니 최근엔 연내 인사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룹 관계자도 13일 “임원급 인사는 연내 단행하고 사장단 인사는 주총으로 미루는 분할인사를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해 연내 인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때맞춰 업계에는 ‘이재용 상무보가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라 사장단 인사를 제외한 임원 인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설이 돌고 있다.

 ◇사업계획 전면 수정되나=인사 시기는 사업계획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기적으로 보면 계열사의 사업계획은 확정 단계. 그룹 차원에서도 이미 내년도 사업계획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그에 따라 조정된 사업계획안이 수일 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사장단 인사를 내년 주총으로 미룬다는 것은 사업계획의 전면수정 가능성을 의미한다. 특히 사장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원 인사를 먼저 한다는 것은 이재용씨를 중심으로 기획과 실무를 담당할 임원진을 구성한 후 이들이 전략을 다시 짜도록 하자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안정적 후계구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업계의 예측이 어떻든 그룹이 이재용 상무보의 거취 문제를 쉽게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초 이재용 상무보를 삼성전자에 ‘입성’시키는 일에는 성공했으나 이제부터는 한 걸음을 내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 같으면 차기 주총에서 상무나 전무로 승진하는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겠지만 지금은 이도 녹녹지 않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반발이지만 외국 투자사들도 부담스럽다. 가뜩이나 반도체 경기로 인해 삼성전자가 입을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주주사를 감동시킬 만한 획기적인 사업계획’을 동반하지 않으면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재벌에 대한 국민 정서뿐 아니라 외국 투자사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라며 “보유 지분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권을 장악하려면 무엇보다 주주사를 납득시킬 만한 획기적인 명분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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