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경영성적 높이기 `안간힘`

 벤처캐피털들이 연말 결산 마감을 앞두고 영업이익 맞추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투자조합과 회사 본계정 운영실적이 내년도 펀드결성을 비롯한 영업활동에 중요한 잣대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12일 벤처캐피털 업체들은 12월 결산을 앞두고 등록기업의 투자자산 조기매각, 부실기업 손실처리 연기 등 올 영업실적 만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코스닥시장 활황으로 벤처캐피털들이 수십억원 내지 수백억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경기침체의 여파 등으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들은 최대한 수익에 포함할 수 있는 자산을 찾아 재무제표상에 반영하거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코스닥에 등록된 투자기업의 주식을 조기 처분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해 겪은 경영권 분쟁으로 올해 제대로 된 투자 및 투자회수 활동을 벌이지 못했던 무한기술투자는 우회등록을 통해 미국 아멕스 시장에 등록시킨 언아더월드의 유가증권 평가익을 재무제표에 반영할 예정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유가증권은 그 평가이익을 재무제표상에 반영하지 못하지만 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평가익은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회계법인과의 협의 끝에 확인했기 때문이다.

 우리기술투자도 지난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33억4500만원, 자기자본이익률(ROE) 6%로 양호한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으나 연말까지 옥션 지분 처리 등을 통해 순익과 ROE를 더 높일 예정이다. ROE를 10% 수준으로는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다.

 한림창투는 투자조합을 조기 해산, 창투사로는 드물게 10% 이상의 높은 ROE를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에는 주식시장의 회복으로 다른 곳에서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아래 수익률이 높은 조합을 조기 해산시켜 금년도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투자조합의 운용 실적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신규 조합 결성시 이전 펀드의 연간 수익률이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IMM창투의 경우 지난달말 지오 5호조합에 대한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코스닥등록으로 파인디엔씨에서 300%의 수익을 거두자 이들 수익분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배당을 실시한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조합원들에게 이익발생 때마다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다는 점이 향후 투자조합 결성시 출자 예정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설립 2년 미만의 창투사들의 상황은 더욱 절박하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올해 일정 수준의 투자회수가 이뤄져야 했으나 코스닥시장 붕괴 등으로 인해 예상했던 수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캐피털의 경우 투자기업에 대한 부실 정리시점 조절, 투자수익 조기회수 등을 통해 연말 재무제표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미투자자산의 운용 등 합법적인 범주안에서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수익마련에 골몰하고 있다”고 최근의 업계 동향을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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