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잇달아 구매조직을 분사, 독립사업에 나서고 있어 건설업종에 구매아웃소싱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분사되는 건설사들의 구매조직은 대부분 전자입찰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e마켓 형태를 띠고 있는데다 중하위 건설사들을 고객사로 끌어들이고 있어 대기업 주도의 건설 e마켓이 대형건자재유통상으로 부각되며 국내 건자재 시장의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국내 건설사 중 구매조직을 분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수립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이다. 삼성은 그룹차원에서 관계사 건설 4개 부문의 구매조직을 ‘매트플라자’라는 이름으로 통합, 운영해오다 지난해 말 MRO전문 e마켓 아이마켓코리아의 사업부문으로 완전 이관시켰다.
최근 SK건설이 삼성과 같은 모델을 채택, 내년 1월부터 SK 관계사인 MRO코리아에 구매조직을 이관키로 전격 결정한 이후 대림산업도 내년 1월 구매조직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모델은 조금 다르지만 동부건설도 구매조직을 분사시킨 경우다. 동부건설은 구매조직을 분사, 빌더스넷이라는 건설 e마켓을 만들어 자사 건자재물량을 전량 아웃소싱하는 동시에 중개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구매조직 분사 바람은 구매효율화 차원에서 추진됐다. 즉 타 업종보다 전자조달에 일찍 눈을 뜬 주요 건설사들이 B2B나 e마켓이 등장하자 이미 운영해온 e프로큐어먼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독립 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 그러나 최근 들어 건설사들의 구매 아웃소싱에 대한 관심은 단순 구매 효율로 그치지 않고 신규사업 진출과 그에 기반한 건자재 유통 시장 장악이라는 또 다른 목표가 세워졌다.
실제 삼성 매트플라자부문이 벌이고 있는 사업은 후발주자들에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고, 오히려 늦으면 안된다는 위기의식까지 전달되고 있다. 매트플라자는 삼성의 4개 건설부문 외에도 23개 비관계사를 고객사로 확보, 단가인하 효과를 보고 있을 뿐 아니라 신규사업을 벌이며 대형건자재유통상으로 변모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건자재제조사와 제품을 공동개발하는 대신 생산과 마케팅의 역할을 나눠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또 해외 제조사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관계를 맺고 국내 판권을 갖거나, 아예 유명 해외 브랜드의 경우 국내 총판을 맺었다. 이에 따라 중소형 기존 유통상이나 건자재대리점들이 매트플라자를 찾아와 대리점 계약을 맺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 내 조직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아이마켓코리아 매트플라자 관계자는 “내외장재를 예로 들 경우 천연소재처럼 인체에 무해한 소재가 사용된 제품이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라며 “제조사와 공동개발해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부터 전자입찰시스템을 본격 가동하는 두산건설 관계자는 “구매조직의 분사는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야할 모습”이라며 “건자재 유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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