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 산업계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불과 10년 사이의 일이지만 그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랄 수 있다. ‘PC’를 거쳐 ‘월드와이드웹(WWW)’으로 발전하던 디지털 혁명이 이제는 ‘모바일’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특히 ‘디지털 혁명’은 독립된 기기(device)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에 멈추지 않고 네트워크를 통해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는 단계로 발전했으며 이제는 산업과 산업을 연결해가고 있다.
언필칭 ‘디지털 융합(digital convergence)’이라 할 수 있는 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아날로그 시대(이동통신 1세대)에 ‘이동전화’를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받는다는 것을 상상하기 쉽지 않았으나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타임워너사의 콘텐츠가 AOL의 인터넷 망을 통해 제공되는 모델도 마찬가지고,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처럼 산업간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의 예는 더이상 특이한 일이 아니다.
디지털 융합에 따라 이동통신사업 영역의 재정의가 필요하게 됐다. 기존에는 이동통신사업의 정의가 ‘무선통신망을 이용한 개인대 개인’이었다면 이제는 ‘무선통신망을 통해 커뮤니케이션(C)·콘텐츠(C)·커머스(C)를 전달하는 미디어’로 진화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이통사업자가 제공하는 콘텐츠의 정의도 정보·오락 등을 의미하는 협의의 콘텐츠에서 이를 포함한 3C를 포괄하는 광의의 콘텐츠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지난 99년 가을 KTF가 ‘ME’를 채용한 유무선 포털서비스 ‘퍼스넷’을 제공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았다. 특히 KTF의 통합무선인터넷 브랜드 ‘매직ⓝ’은 지난 1월 서비스 개시 이후 눈부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1일 1600만건에 달하는 히트 수, 월 300만명이 넘는 이용자, 670만명에 달하는 무선인터넷 가입자 수 등 짧은 시간에 이뤄진 급격한 성장은 무선인터넷 시장의 잠재력을 웅변하고 있다.
그러나 무선인터넷 시장의 급격한 팽창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은 여전하다. 광대역(broadband)를 준거로 하는 소비자들이 무선인터넷의 ‘불편함’과 ‘고비용’에 실망하고 있다는 판단이며 이런 소비자 불만은 각종 시장조사를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작은 화면’ ‘흑백 LCD’ ‘충전기술의 한계’ 등 단말기 차원의 제약과 낮은 전송 속도의 ‘2세대 무선데이터 네트워크’가 사용자의 편의성을 떨어뜨리고, 비용을 높여 결과적으로 이동성이라는 무선인터넷의 효용성을 반감시켜왔다.
그러나 ‘단말기의 한계’와 ‘네트워크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청신호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올해 중반 이후 국내 단말기 시장에서 컬러 LCD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PDA 등으로 단말기기가 다양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다운로드와 멀티미디어 구현이 가능한 API(브루·자바 등)를 탑재함으로써 기존 단말기의 한계에서 뚜렷이 벗어나고 있다.
네트워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cdma2000 1x’ 네트워크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으며, 내년에는 2.4Mbps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cdma2000 1x EV-DO’가 상용화될 예정이다.
또한 모바일 신용카드·IC칩 결제 기능 등이 탑재된 단말기의 등장은 모바일 마켓플레이스에서 전자거래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다. 이런 기술적 진보를 바탕으로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더욱 풍부하고 세련된 콘텐츠를 수요자에게 제공할 것이다. 또한 이통사업자를 중심으로 많은 산업들이 재편되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통사업자와 신용카드사의 제휴를 통해 등장한 ‘모바일 신용카드’는 이통사업자를 중심으로 하는 산업구조재편(디지털 융합)의 신호탄이다. 궁극적으로 ‘개인휴대통신’은 고객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전달하는 미래 사회의 중추적 ‘뉴미디어’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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