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피플>삼성종합기술원 최원봉 박사

 삼성종합기술원 최원봉 박사(38)는 최근 탄소나노튜브가 실제 반도체 소자로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구현,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탄소나노튜브는 지난 91년 처음 발견된 뒤로 반도체의 집적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신소재로 인정돼 이를 이용한 반도체 제조기술 개발 경쟁이 전세계적으로 치열하게 벌어져왔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가 반도체 소재로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나노튜브를 정해진 공간에 집적시키고 이 튜브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기술 등이 개발돼야 했다.

 최원봉 박사는 전북대 김주진 교수와 함께 산화알루미늄기판에 전기장을 가하고 산화반응을 조절, 지름 20∼30㎚인 홀을 10∼20㎚ 정도 간격으로 균일하게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밀집도는 1㎠ 크기에 무려 2000억개의 홀이 촘촘하게 밀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홀에 기체 상태의 아세틸렌 등 탄화수소계 물질을 500∼900도 정도로 가열, 통과시켜 구멍 안쪽 면에 탄소 원자들을 달라붙게 해 탄소나노튜브를 만들어냈다.

 이 탄소나노튜브 다발 양쪽에 전기를 가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ET)를 만들고 전자의 흐름을 제어함으로써 탄소나노튜브가 반도체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최 박사는 “탄소나노튜브는 전기 전도성과 열 전도성이 다른 어떤 물질보다 우수한 데다 강도도 철강보다 100배나 강해 세계적으로 이를 이용한 반도체 소자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며 “최근 몇몇 연구팀이 이런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용화의 관건인 탄소나노튜브의 위치제어기술은 이번에 처음으로 개발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탄소나노튜브 2001 학회에서 발표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트랜지스터를 개발 중인 IBM에서도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탄소나노튜브로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라며 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 박사는 “나노튜브 특성조절기술이나 위치제어기술은 나노재료가 사용되는 여러 분야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오는 2006년쯤에는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양산용 반도체 시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를 반도체 소자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탄소 다발을 회로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기 위해서는 어레이를 만들어 작동 여부를 판단해야 하며, 또 나노튜브의 반도체적 특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계속해야 한다.

 최 박사는 앞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나노튜브 반도체가 기존 메모리 시장을 대체해 2010년 1조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반도체 시장 전체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이바지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약력

 △86년 한양대 금속공학과 졸업 △88년 한양대 금속공학 석사 △88∼93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97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재료공학 박사 △97∼98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박사후 연구원 △98년∼현재 삼성종합기술원 Materials&Device랩 전문연구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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