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환 SKIT 회장

 전세계 벤처산업의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벤처산업의 기준이자 지향점인 미국 실리콘밸리와 국내 벤처밸리간 비즈니스 네트워킹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소재 100여개 IT기업의 한인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인 ‘실리콘코리안IT포럼’(SKIT)의 하명환 회장(55). 지난 94년부터 AIS라는 네트워크 서버 전문업체를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대덕밸리에 ‘옵트로닉스’라는 합작법인 설립차 방한했다.

 실리콘밸리에서 30년 가까이 첨단 IT산업의 성장을 지켜봐온 하 회장은 대덕밸리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대덕밸리 기업들은 대부분 대기업·연구기관의 엔지니어 출신들로 구성돼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네트워크가 취약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한국 벤처는 기술의 상품화에 주력하는데 때론 핵심기술 자체를 수출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며 “나스닥 진출기업이 130개에 달하는 이스라엘처럼 초기 단계에는 기술을 수출해 바이어들이 리엔지니어링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SKIT는 이미 지난해 5월 국내 대덕밸리벤처연합회와 업무협정을 체결, 대덕밸리 벤처기업의 기술 및 상품 수출 지원에 나서 내년 4월께 열냉각기·모바일·보안솔루션 등 기술을 가진 20개 업체를 초청해 현지 기업과 직접 연결하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SKIT는 또 최근 미국 전지역에서 IT관련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재외동포 사업가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국내 벤처에 인터넷(http://www.koreanit.org)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엔 현재 600여개 기업의 정보가 상품 등 카테고리별로 분류돼 서비스 중이며 올해 총 800여 기업정보가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하 회장은 해외진출을 추진 중인 국내벤처들이 반드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것을 주문한다. 그는 “세계최초, 세계최고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지만 미국내에서 수요자를 겨냥해 응용된 상품이나 서비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개발단계부터 마케팅 전략을 병행해 기술·상품을 언제, 어떤 단계에서 내놓는 게 효과적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금·마케팅력에 한계를 가진 벤처의 특성상 해외 교포단체의 활용, 정부의 정책·행정적 지원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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