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기업·거래정보 등 전자상거래(EC) 핵심콘텐츠를 수록하는 전자카탈로그 표준화 작업에 예기치 못한 걸림돌이 등장했다. 국제표준 분류코드를 주관하고 있는 유엔개발계획(UNDP)이 그동안 위탁 관리를 맡겨왔던 ‘전자상거래코드관리연합(ECCMA)’과 최근 결별하면서 사실상 국제표준 규격도 둘로 나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표준화통합포럼(ECIF)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국내의 업종간 분류체계 표준화작업에도 혼란이 가중돼 앞으로 전자카탈로그 표준제정은 상당기간 미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 및 관계기관에 따르면 UNDP가 ECCMA를 통해 표준 분류체계로 관리해왔던 ‘UN/SPSC’ 규격을 타 기관으로 교체해 다른 체계를 개발키로 함에 따라 국내 전자카탈로그 표준화 작업에도 적지 않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UNDP는 올들어 ECCMA가 유료화를 단행하고 사업화에 본격 나서면서 갈등을 겪어왔으며 최근 신용평가기관인 던앤드브래더스에 6개월간 UN/SPSC 코드관리를 맡긴 상태다. 또한 전자상거래 국제표준화기구 가운데 하나인 로제타넷도 최근 UNDP의 새로운 분류체계를 채택키로 하면서 ECCMA와 표준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ECCMA의 UN/SPSC 규격을 사실상 국제표준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ECIF는 최근 전자카탈로그 기술위원회를 개최하고 잠정 표준안으로 ECCMA의 UN/SPSC 규격을 채택하려 했으나 당분간 표준제정을 늦추고 해외의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ECIF 오천수 사무국장은 “지난 9월 이같은 문제점이 포착됐으며 앞으로 단일화된 국제표준 분류체계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면서 “만일 양 기관의 분류체계가 모두 표준으로 유력시된다면 결국 국내에서도 복수 표준을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CIF는 다음달중 UNDP와 ECCMA에 파견단을 보내 해외 동향을 보다 면밀하게 살피기로 했다.
이같은 상황이 전개되면서 전문가들은 전자카탈로그 표준제정을 당분간 미루고 신중하게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명지대 김선호 교수는 “결국 시장에서 판가름날 것이므로 표준제정을 늦추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으므로 이미 전자카탈로그를 구축한 곳에서는 활용도를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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