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연구과제 대형화 `러시`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의 연구 프로젝트가 기존 소규모 백화점식의 ‘보따리형’에서 벗어나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연구과제 대형화 추세는 출연연이 기존 소규모 과제 수행보다는 민간기업이 수행하기 어려운 대형과제 연구에 역할을 맞춰야 한다는 과학기술계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어서 안정적인 연구 분위기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출연연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5대 대형과제로 연구 기조를 바꾼 이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내년부터 5대 대형과제를 중심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KISTI 비전 2010’을 발표했다.

 KISTI는 통합 이전 KINITI와 KORDIC 양기관의 수행과제가 20개에 이르던 것을 올해 7대 과제로 통합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5대 대형과제 중심으로 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내년에 총 346억원의 예산을 투입, 연구할 5대 과제는 △과학기술정보 연계 활용체제 구축 및 서비스 △국가 eR&D체제 구축을 위한 정보분석 및 확산 △슈퍼컴퓨팅 인프라 구축 △고기능 첨단지식정보 활용체제 구축 △과학기술 지식 인프라 전략적 활용체제 구축 등이다.

 특히 KISTI는 초고속망연구망부와 슈퍼컴퓨터센터를 통합, 국가 그리드 계획을 지원하고 바이오인포매틱스 등 첨단기술 DB 분야를 확충해 고기능 첨단지식정보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기술연구원도 기본 연구과제를 분산형 발전시스템기술, 미활용 에너지기술, 청정발전기술, 에너지기술 확산사업 등 4대 항목으로 대폭 통폐합하고 총 111억원을 투입한다.

 이에 앞서 ETRI는 네트워크슈퍼컴퓨터(NSC)·차세대 무선LAN 기술 및 4세대 이동통신 원천기술과 IMT2000용 핵심기술·스케이러블 테라액세스시스템·EAL5급 정보보호시스템·스마TV 등 5대 대형 국책기술을 내년 연구과제로 선정하고 이들 연구과제에 수백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며, 기계연도 나노생산기계·환경친화기계·지능형기계·첨단구조재료·신기능재료 등 5개 분야로 과제를 대형화했다.

 공공기술연구회 오정환 사무국장은 “연구회도 출연연들이 국가 R&D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연구과제중심제도(PBS)가 도입되면서 인건비를 확보하기 위해 ‘보따리 연구’를 해온 연구기관들이 이제 대형과제 중심으로 연구 방식을 바꾸는 만큼 정부 지원 방향이나 폭이 이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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