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ztoday.com=본지특약] 리눅스업체들에는 올 한해가 매우 힘든 시기다. 돈줄을 쥐고 있는 투자자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리눅스 기반 사업모델에 대해 회의적 판단을 내림에 따라 문을 닫거나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에 나선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추계 컴덱스에 부스를 설치한 리눅스업체도 2곳에 그쳐 150개 업체가 참여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을 정도다. 그러나 리눅스 운용체계(OS) 자체는 어느 때보다 많은 인기를 끈 한해다. 월가에서는 리눅스 OS를 외면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com)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sun.com)의 값비싼 OS를 울며겨자먹기로 사용하는 업계에서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OS로 리눅스를 꼽으며 리눅스의 확산을 반기는 입장이다.
리눅스는 이제 북극의 슈퍼마켓에서 플로리다의 자동차 딜러에 이르기까지 웹사이트 운영, 데이터베이스 관리, 재고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저변을 점차 넓히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즈필드 소재 스탠더드 학구의 제프 데이비스 기술실장은 “공짜를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며 저렴한 가격과 안정성을 앞세운 리눅스 기반의 컴팩(compaq.com) 하드웨어를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는 또 소스코드가 공개된 덕분에 업그레이드 제품을 기다릴 필요 없이 사용자가 필요한 부분을 바로 추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 스스로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리눅스의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넷 트래픽 관리업체 스피데라네트워크(speedera.com)의 고든 스미스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휴렛패커드(hp.com)의 리눅스 기반 제품을 사용해 전세계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스미스 부사장은 “리눅스는 신뢰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매우 안정적”이라고 극찬했다.
큰 인기를 얻었던 3D 애니메이션 ‘슈렉’의 컴퓨터 그래픽 작업에도 역시 리눅스 탑재 워크스테이션이 사용됐으며 도요타(toyota.com) 역시 전국의 자동차 딜러망 운영에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idc.com)에 따르면 리눅스는 현재 기업용 컴퓨터 서버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OS다. 지난해 출시된 신제품과 업그레이드 서버 OS 분야에서 리눅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7%를 기록해 42%로 부동의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MS 윈도와의 격차를 크게 줄이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IDC의 댄 쿠스네츠키 시스템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은 “리눅스는 이제 서버시장에서 MS의 위치를 흔들 만큼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며 “오는 2005년이면 MS의 시장점유율은 46%에 머무는 반면, 리눅스는 41%선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컴퓨터 사용자들이 그래픽과 그림을 통해 리눅스 프로그램을 작동할 수 있는 그놈(GNOME) 소프트웨어와 파일 관리 기법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팰러앨토의 신생기업 이젤(eazel.com)이 문을 닫는 등 일부 리눅스업체들이 고전을 겪고 있음에도 리눅스의 인기 상승세는 그치지 않고 있다.
IBM·HP·컴팩·델컴퓨터 등 기존의 대형 컴퓨터업체들 역시 자신들의 기업용 제품에 리눅스를 탑재해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또 리눅스를 전자상거래나 기타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끼워 팔고 있다.
기존의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리눅스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리눅스 기반의 하드웨어에 자사만의 고가 소프트웨어를 연결시켜 판매하는 전략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익창출이 쉽지 않았던 순수 리눅스업체들의 딜레마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셈이다.
해커들의 취미활동에서 비롯돼 기업 비용절감의 수단으로까지 발전한 리눅스는 무료소프트웨어재단(gnu.org)의 GNU프로젝트(gnu.org)가 기원이다.
지난 91년 리누스 토발즈라는 핀란드 프로그래머가 처음으로 리눅스를 공개한 이후 지난 90년대 후반까지 레드햇(redhat.com), 맨드레이크소프트(mandrakesoft.com)와 수세(suse.com) 등 리눅스업체들이 설치가 용이하고 사용자의 편의성을 강화한 리눅스를 보급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리눅스의 열기가 월가를 강타하면서 리눅스업계의 간판스타인 레드햇과 VA리눅스(valinux.com)의 주가는 닷컴 호황기를 맞아 급등했으나 지난해 봄 닷컴 열풍이 가라앉으면서 함께 급락하기 시작했다.
매출부진 속에 그나마 살아남는 데 성공한 닷컴기업들은 수익모델 개편에 들어갔다. VA리눅스는 소프트웨어 개발 툴 강화에, 레드햇은 서비스 아웃소싱에 각각 무게중심을 둔 전략을 펼쳤다.
한편 최근 기술투자 예산이 크게 줄자 솔라리스 등 고가의 OS 구매에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경비절감책의 일환으로 리눅스를 비롯한 공개소스 기반 프로그램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경우도 늘고 있다. 택배업체 다이나멕스(dynamex.com)의 짐 위커 사장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솔라리스 대신 리눅스와 델컴퓨터를 혼합해 사용한 결과 올해에만 약 60%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닷컴(amazon.com)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gov)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리눅스 채택 이후 약 1700만달러의 비용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눅스의 강세는 일반 개인용 컴퓨터에서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MS 윈도가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데다 일반 PC용 리눅스 OS가 소비자의 주목을 끌기에는 지나치게 복잡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픈소스개발연구소(osdlab.org)에서 HP 하드웨어용 리눅스 개발을 맡은 마틴 핑크 부사장은 “중국·브라질·인도 등의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윈도의 가격이 높다는 점 때문에 일반 PC용 리눅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드레아전기자 andrea@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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