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코리아>(17)특별기고-콘텐츠 강국으로 가는 길

◆코리아닷컴 김용회사장

 정부와 기업들이 경제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견되는 콘텐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콘텐츠 강국을 만드는 길이 곧 미래 디지털세계 경제의 중심에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라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다.

 하지만 콘텐츠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산업표준을 올바로 제정해 향후 시장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제한된 자본과 인력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가는 기업들에 있어 연일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 시장에서 콘텐츠마다 천차만별로 다른 표준에 맞춰 콘텐츠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동일한 콘텐츠라고 해도 위성·인터넷·이동통신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서비스해야 하는 관계로 개발업체의 부담이 크다. 업체들의 이같은 부담을 줄여주는 부문별 표준화는 콘텐츠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공정한 시장경쟁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업 활동과 소비 활동이 이뤄지는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 기반을 형성하는 것은 산업의 건전성과 미래의 성장성을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같은 올바른 표준의 확립과 공정 경쟁의 원리 확립 등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의 범위를 뛰어 넘는 표준화와 시장경쟁원칙 등 산업 성장을 위한 룰을 제대로 정립할 수 있는 것은 정부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콘텐츠산업에 종사하는 각 기업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결국 국민들의 정보 향유권을 보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기업이 해야할 일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기업은 콘텐츠 강국을 만드는 일선에서 핵심역할을 해야만 한다. 기업들이 다양한 유무선 콘텐츠를 제대로 만들어 국내외 시장에 보급해야만 한국 콘텐츠산업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인정받는 콘텐츠는 면밀한 기획력과 제작력을 갖추고 시장과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만들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상당수의 국내 기업들이 이미 기술과 경험 면에서 높은 수준에 올라있다는 점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같은 경험과 노하우를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콘텐츠로 엮어낸다면 국내 기업들의 세계 콘텐츠 시장 장악도 요원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국내 콘텐츠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변수다.

 소비자들 사이에 불법복제 풍토가 만연해 있거나 너무 공짜만을 바라는 네티즌들의 마인드가 지속된다면 국내 콘텐츠산업을 절대로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기승을 부리면서 소프트웨어산업이 고사할 위기에 처했던 것처럼 인터넷 업체들도 아직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콘텐츠도 소프트웨어처럼 기업들의 활동으로 생산된 재화로 정당한 요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처럼 불법복제가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는 이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발전시켜 나가야하는 기업들이 발을 붙이기가 힘들어진다. 이는 곧 콘텐츠산업 자체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다.

 최근들어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아직 인터넷은 물론이고 TV나 위성방송·케이블방송 등 다양한 미디어로 제공되는 콘텐츠가 모두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콘텐츠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만 이용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보다 질좋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아쉽다.

 인터넷을 비롯한 뉴미디어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콘텐츠산업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환경을 자랑하고 있어 콘텐츠산업 발전에도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같은 이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한국을 콘텐츠 강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및 소비자 모두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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