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은행(행장 김승유)과 제일은행(행장 로버트 코헨)의 합병이 확실시됨에 따라 두 은행의 IT 부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은행은 현재 모두 합병 추진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국민·주택은행 합병, 우리금융그룹·신한금융그룹 출현과 함께 하나·제일은행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정보시스템 부문의 통합과 향방에 대해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T조직과 시스템=자산 규모 측면에서는 하나은행이 52조원으로 제일은행의 26조원에 비해 두 배 가량 크지만 두 은행의 IT 규모는 엇비슷한 수준이다. 또 하나은행의 전산 인력은 165명이며 올해 IT 예산은 1000억원 가량이다. 제일은행의 예산은 700억∼800억원 규모로 하나은행에 비해 다소 적지만 전산 자회사인 일은시스템을 포함해 300여명의 IT 인력을 보유해 풍부한 인적 자원을 갖고 있다.
두 은행 모두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분당에, 제일은행은 잠실에 전산센터를 갖고 있다.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재해복구시스템은 하나은행이 지난 7월 현대정보기술의 마북리 전산센터를 이용해 복구시간 2시간 내외의 풀 미러링 복구 시스템을 구축, 은행권에서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제일은행은 한국IBM의 도곡동 전산센터를 이용해 24시간 복구체제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합병시 기대 효과=아직 두 은행의 합병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병으로 인한 IT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논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두 은행의 IT조직이 통합될 경우 최근 IT통합작업이 한창인 국민은행과 우리금융그룹에 맞먹는 수준의 IT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이 과거 보람·충청은행과의 두 차례 IT통합을 거치면서 시스템 및 조직 통합 작업의 노하우를 보유하게 된 점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 국민은행과 우리금융그룹의 IT통합 작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조직간의 불화와 주 시스템 선정을 둘러싼 경쟁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는 원만한 통합작업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두 은행의 합병은 인력 부문과 비용면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산 인력 부족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나은행은 일은시스템을 포함해 인적자원이 풍부한 제일은행과의 합병으로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 전산정보부 관계자도 “하나은행의 현 사정상 전산인력만 충원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제일은행과 IT조직이 통합될 경우 인력부분에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IT조직이 통합될 경우 두 은행의 중복투자를 방지할 수 있어 비용 절감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IT자회사 설립 가능성=제일은행은 지난 상반기에 IT 토털아웃소싱을 추진했다가 사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백지화한 바 있다. 하지만 두 은행이 합병할 경우 이같은 아웃소싱을 대신해 IT자회사 설립안이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비록 당시 제일은행이 아웃소싱 계획을 취소했지만 전산 비용을 줄이고 IT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IT조직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여전하기 때문에 합병을 맞아 자회사 설립을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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