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 확산과 인터넷 음란물 등 각종 사이버 범죄를 퇴치하기 위한 최초의 국제조약이 23일(현지시각)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유럽 국가간 인권기구인 유럽회의(Councio of Europe) 주관으로 체결된다. 이날 서명식에는 유럽회의 43개 회원국과 미국, 캐나다,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본부가 있는 유럽회의는 이번 조약의 성격에 대해 “저작권 침해·컴퓨터 관련 사기·아동 포르노·네트워크 크래킹 등에 관련된 범죄를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회의 관계자는 “약 30개 국가가 조약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보통의 조약이 10∼20개 국가가 서명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4년간의 협상 끝에 이날 체결되는 사이버 범죄 퇴치 국제조약은 지난 97년 4월 각국의 사이버범죄 전문가로 구성된 회의에서 사이버범죄에 관한 최초의 국제조약을 제정하기 위해 협의를 시작, 20여 차례의 개정작업을 거쳤다.
유럽회의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사이버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조약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데 최근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85%가 크래커들의 표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8월 영국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도 영국 기업 3분의 2가 최근 일년간 심각한 정보기술(IT) 보안 침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사이버 범죄 퇴치 국제조약은 각국의 공권력으로 하여금 인터넷 메시지를 차단하고 인터넷업체들의 자료를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 로비 그룹인 세계인터넷자유운동(GILC) 등은 “개인의 자유와 기본권은 물론 국가 주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이 조약에 포함돼 있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한편 체결될 조약은 온라인 아동 포르노·크래킹·온라인 금융 사기 등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범죄에 가맹국들이 국내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국은 수사에 공조해야 한다. 특히 컴퓨터 바이러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데 따라 바이러스를 만들거나 타인에게서 입수하는 행위 자체도 처벌대상에 포함된다. 또 부정접속을 하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해 가짜 암호(패스워드)를 만드는 것도 범죄행위로 처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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