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빠른 IT산업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2.2%보다 높은 3.7%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KIET)이 21일 발표한 ‘2002 한국 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4.0% 증가에 그친 세계 교역량이 내년에는 뉴라운드 출범과 중국의 WTO 가입 등으로 올해보다 높은 5.7%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교역량 증가와 함께 테러 후유증이 사그라들면서 미국 경제도 완만하게 회복돼 세계 경제 성장률도 올해 1%대보다 높은 2%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 경제의 점진적 회복세와 특소세 인하 등에 힘입어 통신제품과 가전을 필두로 반도체·컴퓨터·일반전자부품 등의 IT제품의 생산과 수출·내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전통산업의 생산과 수출도 동반 호조를 누리고 유가·환율·소비자물가 등 내외부 요인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상반기에 2.5%, 하반기에 4.8% 성장, 올해 2.2%보다 높은 연평균 3.7%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통신제품은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에도 월드컵 특수와 IMT2000 서비스 상용화, 무선인터넷시장 확대에 힘입어 생산과 수출 모두 10∼20%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가전도 월드컵특수와 디지털 가전제품의 보급확대 및 위성방송 실시 등 호재로 생산과 수출 양면에서 5∼10%의 고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또 반도체·컴퓨터·일반전자부품도 가격상승 효과와 윈도XP 출시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증가 및 국산화 확대 등으로 최고 5%의 수출·내수 증가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내년 수출은 연간 6.0%, 수입은 7.9% 증가해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올해보다 다소 줄어든 74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도 내년 상반기에는 2.3%의 감소세를 보이겠지만 2분기부터 회복국면에 들어가 하반기에는 12.5%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내년에 국내 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지더라도 여전히 5∼6%로 추정되는 잠재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는만큼 잠재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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