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와 협력은 저희가 하고 싶습니다.”
제약시장 개방과 의약분업으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바이오산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 모 제약회사 관계자가 이렇게 토로했다.
“제약업체에 기술을 이전하거나 공동연구를 하고 싶지만 관심을 갖고 제대로 들어주는 회사가 없습니다.”
바이오업계 사장들은 제약사와의 협업이 어려운 것은 제약업체의 무관심한 태도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제약업체와 바이오업체 양측은 모두 협력을 원하는데 손을 잡기는 쉽지 않다며 서로의 잘못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손쉽게 협력하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다행스럽게도 최근 종근당·동아제약·중외제약·유유산업 등 제약사들은 최근 바이오사업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카피의약품에서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 몇몇 바이오벤처와 제휴하고 공동 개발에 착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협력은 전체 제약업체와 바이오업체 간 이해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신호탄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양측 모두 서로를 받아들일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협력을 위해서 바이오업체는 연구개발 성과를 이전하고 제약업체와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영업 활동에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또 바이오업체는 연구기관이 아닌 기업체임을 정확히 인식하고 전세계가 놀랄 만한 위대한 발견을 한 것에 만족하지 말고 기술을 팔기 위한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우쳐야 한다.
국내 제약업체 또한 바이오벤처기업이 피땀 흘려 연구한 성과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들의 기술력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제약업체는 이전받은 기술을 세계적인 신약으로 만드는 임상실험과 미국식품의약국 등록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제약업체와 바이오업체가 하나도 없는 국내 생명공학계의 미래는 너무나도 암울하다.
양측의 협력만이 세계적인 업체와 경쟁하고 공생할 수 있는 최소의 기반을 만드는 첫걸음임을 인식해야 한다.
<과학기술부·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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