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정보화 현장을 가다 ∥>(52)충남 청양군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디지털 청양 육성.’

 충남 청양군(군수 정원영)이 관·학협력을 통한 독특한 정보화 모델을 개발하고 주민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인터넷 교육의 궁극적인 지향점이자 당면 현안이다.

 청양군은 4만2000여명의 인구를 보유한 전형적인 농촌이다. 이 가운데 40대 이상이 전체인구의 절반이 넘으며 65세를 넘은 노인의 수는 다른 시·도에 비해 6% 가량 높은 17%나 되는 등 고령화된 특성을 가진 10개 읍·면으로 구성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연 초·중·고 학생수가 다른 시·도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고 일반 컴퓨터 학원이 적어 위탁교육 자체가 어려워 주민 정보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정부지원 예산으로는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을 정도로 재정이 열악한 시·군 중의 한곳이다.

 그러나 청양군의 정보화 교육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관·학 협력 정보화 모델을 개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양군이 우선 교육 시스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손을 뻗은 곳은 청양대학이다. 청양대학과 주민 정보화 교육을 위한 협력 협정을 맺은 것. 이후 방학을 이용해 초·중·고생과 주부, 일반인 등으로 교육받을 대상을 세분한 뒤 윈도 기초, 인터넷 따라잡기, 한글97, 홈페이지 제작, 엑셀 등의 과목을 개설했다.

 예산부족으로 교육장 마련이 어려워 청양대 전산교육장을 활용하고 있다. 또 예산 절감을 위해 강사진을 새로 채용하기보다는 청양대 전산관련 학생을 아르바이트 강사로 초빙, 저렴한 비용으로 정보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이곳에서 교육받은 주민은 대략 1000명. 청양군 자체가 고령화돼 있어 고급과정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지속적인 반복교육을 통한 완전습득에 주안점을 두고 교육에 임하고 있다. 

 청양군은 PC보급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방도 농촌 정보화에 한몫하고 있다.

 올해 7월 문을 연 디지털방은 현재 10개 읍·면에 10여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부나 학생 등 이용자가 하루 평균 15.2명에 이르고 있어 비교적 활성화된 편이다.

 디지털방은 청양읍과 대치·정산·목·청남·장평면은 주민들의 출입이 많은 읍·면사무소내, 운곡면과 화성·비봉은 옛 농민상담소 건물에 설치했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읍·면별로 컴퓨터 2대와 프린터 1대를 갖추고 초고속통신망인 ADSL을 연결해 인터넷을 통한 각종 정보검색은 물론 인터넷 무료전화가 가능하도록 헤드세트를 구비해 놓았다.

 내년부터 청양군은 119PC응급지원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양군은 보급된 PC가 고장나도 고치기 어려운데다 간단한 시스템 에러에도 속수무책인 주민들의 수준을 감안, 군-청양대-PC업체 3자가 상호 협력하는 농촌지원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인터넷 민원발급사업도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하루평균 3∼4명 이용하던 것이 최근에는 20여명에 이른다.

 내년 군청의 자체 서버가 구축되면 모든 주민들에게 e메일을 보급할 예정이다.

 군청 공무원의 경우 행정자치부의 지침에 따라 메일 주소를 부여했으나 아직까지는 개인 메일에 더 친숙한 형편이지만 자체 서버가 구축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치행정과 이진경 전산주사(6급)는 “노인들로부터 PC교육을 자주 했으면 좋겠다는 격려 및 문의전화가 가끔씩 온다”며 “남성은 신문, 주부들은 드라마 재방송 등을 PC로 보노라면 다른 세상을 접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청양군수 인터뷰>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인터넷 홈페이지 사랑방에 올라온 청양군민의 목소리를 우선 확인하고 메일을 확인한 뒤 하루 업무를 시작합니다.”

 정원영 충남 청양군수(70)는 나이답지 않게 인터넷 활용이 일상화된 컴퓨터 마니아다.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군민 교육’을 기치로 전주민에게 정보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관·학 협력을 바탕으로 정보화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정 군수는 “인터넷의 활용이 일상생활을 첨단화로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군수는 “주민들에게 우선 1인 1 e메일 주소 보급에 나서는 한편 주민들이 컴퓨터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119PC응급지원단을 꾸리는 등 주민들이 필요로하는 서비스 확대에 나서면 대민서비스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군청 직원들의 정보화 마인드가 중상급 수준이라는 정 군수는 “향후 직원들이 정보화와 관련된 자격증을 하나 이상 소지할 수 있도록 정보활용능력에 대한 교육과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사진설명

청양군청과 청양대학이 함께 마련한 교육장에서 주민들이 인터넷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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