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소세 인하 개정에 따른 관련업계의 대응

　정부가 특별소비세법 개정의 시행일을 이르면 이번주 내에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전·유통업계가 ‘특소세 태풍’의 여파에서 벗어나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특히 재정경제부가 19일부터 세법개정안의 공식 발효일까지 출고됐거나 판매된 제품에 한해 특소세를 환급해 주기로 방침을 정하자 일부 전문점을 중심으로 지난 17일부터 미리 특소세를 내린 가격으로 프로젝션 TV를 판매하는 등 가전 유통업계가 판매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가전·유통업계는 이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현재 견해 차이를 보이고는 있으나 양측이 법안 소급 적용과 인하율에 대한 강한 협상 의지를 보이고 있어 대세를 거스르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여야가 특소세 소급 적용 시기로 다툼을 벌일 경우 때 아니게 유통업체와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합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통업계 대응=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은 지난 17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일제히 특소세를 인하한 가격에 프로젝션 TV을 판매하기 시작, ‘특소세 특수’를 판매 활성화에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프로젝션 TV의 특소세(15%)를 폐지함에 따라 프로젝션 TV 가격을 종전에 비해 16.3%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이에 112㎝프로젝션 TV의 판매가는 285만원대였으나 238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에어컨의 경우 특소세 인하(현행 30%에서 20%) 적용시기가 확정될 때까지 사전 할인판매 행사에서 당분간 제외한다. 　

　양사가 이처럼 미리 특소세 인하분만큼 할인해 판매하는 것은 특소세 인하 해당 품목이 에어컨과 프로젝션 TV ·카메라 등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모든 품목으로 오인함에 따라 다른 상품의 매출도 덩달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빙프라자·하이프라자 등 대형전속점도 삼성·LG측과 협의해 미리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프라자 한 관계자는 “이번주내 특소세인하 판매전에 돌입, 전자양판점에 대응한다”고 말했다.

　◇가전업계 대응=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 업계도 그간 특소세 인하와 관련 영업정책 수립에 혼란을 겪었으나 이번주 내 프로젝션TV·에어컨의 특소세를 인하한 가격에 공급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정부의 움직임을 2∼3일간 더 지켜본 후 결정짓기로 했다.

　재경부의 세율 인하 적용 시점이 19일부터라고는 알려졌지만 예상대로 되지 않을 경우 제품값을 미리 내려팔고 나중에 세금을 환불받는 식의 영업정책은 위험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에어컨은 비수기여서 큰 문제가 없지만 프로젝션 TV처럼 한대에 300만원 안팎의 고가품에 붙는 특소세는 50만원대여서 미리 특소세를 인하한 가격에 판매할 경우 업체가 부담하는 세금은 최소 30억원이 넘는다.

　◇수입업계 대응=수입업계는 그간 프로젝션TV가 국산에 밀려 판매가 주춤했으나 이번 특소세 폐지가 시행되는 시점부터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전개키로 했다. 소니 관계자는 “이미 가격을 많이 내린 상태에서 추가적인 가격인하 요인이 생겨 판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코리아는 기존 8개 모델 외에 추가로 새로운 모델을 들여오기로 했다. 필립스전자도 아직 정확한 가격 인하폭은 결정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한다.

　카메라 업계도 카메라가 이번 특소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판매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밀수제품과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어 정품 판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