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수, 거래소 앞질렀다.

 

 코스닥 등록기업수가 거래소 상장기업수를 앞질렀다.

 15일 영우통신 등 4개사가 등록 승인을 받아 거래개시됨에 따라 코스닥시장 등록기업수는 모두 689개(증권투자회사 19개 포함)로 늘어나 거래소 상장기업수 688개를 1개차로 추월하게 됐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심사통과 후 올해안에 공모를 예정하고 있는 기업이 27개에 달하고 예비심사를 기다리는 기업만 100여개에 달하고 있다”며 “등록기업수는 올해안에 700개사를 넘어서는 것이 확실시되며 거래소 기업수와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을 공개하는 법인들의 코스닥 집중현상은 이미 지난 99년부터 시작됐다. 지난 98년 8개사에 불과했던 신규 등록기업수는 99년 104개사로 늘어났고 지난해는 178개사로 확대됐다. 또 증시 침체기인 올해도 15일 현재 132개사가 신규등록을 마친 상태다.

 반면 국내 증시의 대표격인 거래소시장은 지난 99년 31개사의 상장이후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7개사, 2개사만을 새식구로 받아들였다. 올해 외환카드와 LG카드 등이 거래소상장을 계획하고 있지만 올해도 두자릿수의 신규 상장기업이 나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공개기업들의 신흥 기술주시장 선호현상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일만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뉴욕거래소의 기업수는 큰 변동이 없는 반면 나스닥에서는 많은 기업들의 상장과 상장폐지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스닥도 이미 일본내에서 대표적인 기업공개(IPO) 증권시장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아직 개설도 안된 중국 차스닥에 많은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신주 발행기업들의 코스닥 선호는 상장·등록요건상의 편의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코스닥 거품이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코스닥시장에서 거래소시장보다는 주가 프리미엄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아직도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철호 대우증권 주식인수부 차장은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심사청구 전 3개년간 외부감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은 벤처기업에 대해 1년간만 외부감사를 필요로 하는 등 코스닥 등록요건이 거래소상장 조항보다 간단한 것은 사실”이라며 “기업들과 이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사이에서도 코스닥에 올라가야 거래소에 상장할 때보다 주가가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생각들이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발행시장의 코스닥 편중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들도 있다. 국민카드나 강원랜드 같이 덩치가 큰 기업들이 거래소가 아닌 코스닥에 등록하면서 당초 취지였던 ‘코스닥시장은 벤처와 기술주 중심의 시장’이라는 의미가 퇴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코스닥에 새로 등록하는 기업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 건전한 시장을 위한 퇴출조항은 아직까지 뚜렷한 틀을 잡지 못하고 있어 코스닥시장이 몸집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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