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혁명-한국 전자산업 40년의 발자취 / 서현진 지음 / 이비컴 펴냄
한국전자산업의 원년은 언제인가.
한성-제물포간 전신이 개통된 구한말(1885년)로 보아야 하나 아니면 해방후 국내 최초의 라디오방송인 기독교방송이 개국(1954년)한 시점으로 보아야 하나. 혹자는 최초의 텔레비전방송인 KORCAD-TV의 개국(1956년) 시점이 타당하다는 주장도 펼친다.
산업은 분명 발전해 왔지만 그 궤적을 쫓는 역사적 고찰이 미미했던 것을 감안하면 한국전자산업의 원년에 대한 논란은 필연적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전자정보통신산업의 태동에서 변천사를 종합적으로 고찰한 최초의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 역사서다. 전자정보통신산업을 구성하는 전자·정보기술·통신산업을 각각 독립분야로 보지 않고 서로 연계해 통찰하고 있다. 세가지 산업분야가 초기부터 거의 연관성을 보이지 않고 독자적인 영역속에서 발전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결코 만만치 않은 집필방식을 선택한 책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나름대로 기준을 정하고 이를 ‘기술발전의 큰 틀’에서 ‘흐름의 역사’를 견지하려고 노력했다”며 “이같은 전개방식은 결과적으로 전자정보통신산업이 1980년대 이후 어떻게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으로 자리잡아 가게 되는가를 고찰해 보는 데 매우 유효하고 적절한 시도였다”고 밝힌다.
저자는 먼저 논란이 끊이지 않는 한국전자산업의 태동시점에 대해 금성사가 진공관 라디오 ‘A-501’을 개발해 시판한 1959년을 기준으로 잡는다. 구한말이나 일제강점기의 경우 산업주체가 일본이나 외국기업이었고, CBS와 KORCAD-TV의 개국 시점은 공급(방송사)과 수요(시청자·청취자)는 있는데 상품(라디오와 TV)이 없었기 때문에 산업 원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A-501’이 시판된 1960년대부터 국산화 열기가 고조됐던 1970년대, 그리고 양적인 확장이 이뤄졌던 1980년대 등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의 30년 발자취를 담고 있다. 아울러 산업태동에 앞서 구한말에서 한국전쟁시기까지 80여년 동안 전자정보통신 도입사도 전사적 차원에서 함께 다루고 있다.
저자는 “지나간 한국전자산업 40년을 되짚어 보는 작업은 역사적 기록을 떠나 새로운 40년을 기약하는 의미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한다.
특히 현직 기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기자 특유의 눈으로 한국전자산업의 과거를 생생하게 돌이켜 보고 미래의 비전까지 나름대로 그려본다.
방대한 자료수집이 돋보이는 이 책은 단지 산업에 대한 기술에만 그치지 않고 시대별 국내외 사회정치적 배경도 아우러고 있다. 간결하고 쉬운 문체로 역사서로는 드물게 ‘읽는 맛’까지 갖추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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