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의 악화로 최근 몇 년 호조를 보여온 서버 시장은 올 들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인텔 기반 혹은 이에 준하는 AMD·비아 프로세서를 장착해 운용되는 8웨이 미만의 PC 서버, 즉 SIAS(Standard Intel Architecture Server)도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상반기까지의 실적을 보면 올해 SIAS 시장은 수량면에서는 전년 대비 5% 늘어나지만 금액면에서는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IAS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해 본다.
지난해 SIAS 시장은 Y2K의 영향으로 이전과는 매우 다른 흐름을 보였다. 1999년 기업들이 IT지출을 미루면서 생겨난 대기 수요가 2000년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전통적으로 비수기였던 상반기에 서버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미국 시장을 예로 들자면, 99년 4분기 시장 성장률은 6%로 같은 해 1∼3분기 성장률인 25%에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반면 2000년 1분기는 99년 4분기와 거의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시장 동향과 비교해봤을 때 특이한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현재 SIAS 시장이 침체돼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전년 동기 대비 미국 시장은 다소나마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2000년은 ‘랙 서버의 한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랙 최적화(옵티마이저) 서버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올해 SIAS 시장은 지난해 과잉 공급에 따른 후유증을 겪고 있다.
먼저 SIAS업체들은 작년 2분기부터 데이터 센터와 닷컴 기업들의 폭발적인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많은 물량을 유통망에 뿌렸으며, 즉각적인 구매를 선호하는 당시의 세태가 이러한 경향을 강화시켰다. 또한 과부하로 인한 웹사이트의 다운을 염려한 데이터 센터와 닷컴 기업들은 넘쳐 나는 벤처 캐피털에 힘입어 실제 필요량보다 더 많은 서버를 주문했다.
이 두 가지 특징으로 업체에서 밀어낸 물량이 유통에 적재됐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를 예상하고 제품을 다량 구매한 기업에서도 재고 물량이 쌓이게 됐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 센터와 닷컴 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2000년 강세를 보였던 랙 서버의 수요마저 감소돼 시장은 더욱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업계 전반에 퍼져있는 투자 의지 상실과 제품의 교체 수요 둔화로 유통망에 쌓여있는 랙 서버의 재고가 소진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IDC는 랙 서버가 올해는 작년과는 달리 수량면에서 전체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못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로도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
◇올해 전망=2001년 SIAS 시장은 인터넷 데이터 센터·ISP·닷컴에서의 수요 감소와 유통 쪽의 재고 물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이 양적으로는 4.2%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에서는 부품 가격의 하락과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10% 하락했다.
△미국
미국의 부진이 전세계 SIAS 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1년 상반기 인텔 기반의 서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 하락하고, 업체 수익은 22.7% 감소했다. 이는 미국 경기 악화에 기인한 것으로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몰락과 유통 재고가 맞물려 전체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만 부품·제품 가격의 하락이 계속되면서 현재 미국 내에 유통되고 있는 SIAS의 일반 소비자가격은 전년 대비 약 1000달러 낮아졌는데, 이것이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한편 9·11 테러가 성수기인 9월에 일어나 업체에 미친 타격이 컸다. 대부분 9월에 3분기 실적의 40%를 달성한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테러가 이들의 제품 판매와 유통에 있어 많은 문제를 가져왔으리라는 것을 쉽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SIAS OEM 업체의 경우에는 9월 말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나 시장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캐나다
캐나다의 전체 PC 시장 상황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SIAS만은 2001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해 매출량이 9만2000대로 전년 대비 17.9% 늘어날 것으로 IDC는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면에 있어서는 미국의 경우와 같이 부품 가격의 하락과 유통 재고로 인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3.6% 선에서 그칠 것이다.
캐나다는 현재 기업 시장에서의 수요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정부와 중소기업 측에서의 수요가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또한 GDP 성장률이 2∼3%로 떨어지면서 심화된 경기 둔화가 미들레인지보다는 로엔드급 서버의 수요를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중남미의 SIAS 시장은 2001년 6만5000대 규모로 상반기 19% 연평균 성장률을 보였으며 Y2K 이후 다시 정상적인 시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외국의 투자 자본과 멕시코 국내 상황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외국 투자 자본이 침체된 미 채권 시장을 떠나 상대적으로 가능성 있는 멕시코나 브라질로 옮겨가고 있는데, IDC는 궁극적으로 IT 투자의 증가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면서 이러한 자본의 유입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두번째는 멕시코 페소화 가치 절상과 저금리에 더불어 SIAS 업체들의 강력한 프로모션과 가격 경쟁이 멕시코 서버 시장의 성장세를 유지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국과 아르헨티나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남미가 미국 테러와 아르헨티나의 경제 불황, 이 두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아있다.
△서유럽
2001년 상반기 서유럽 지역의 SIAS 시장은 19% 성장률을 보이며 48만9000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2000년에 비해 가격 파괴와 기업 시장에서의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올해는 계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IDC는 예상하고 있다.
가격 파괴와 더불어 이 지역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기업 구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일련의 서베이를 통한 조사에서 업체·소비자 모두 당분간 이 부문의 판매 증가가 계속되리라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 쪽에서 불황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 부문에서의 시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하지만 연일 국내 언론이 높은 실업률과 정부가 GDP를 하향 조정하는 어려운 경제 상황만을 보도하고 있는 실정에서 실제 수요가 일어난다고 해도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SIAS 업체쪽에서는 인터넷 관련 기업을 포함해 기업 시장에서 랙 서버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IDC는 남은 하반기 인텔 기반의 서버 판매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의 교체 수요가 소규모로 계속 일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시장 동향으로 미루어 본다면 4분기에 시장이 가장 활성화되기 때문에 이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동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2001년 이 지역 SIAS 시장은 물량면에서는 14.3%의 성장을 보이는 반면, 업체간의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수익면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1·2웨이와 같은 로엔드 제품군에 있어서는 외산 업체들이 로컬 업체들의 가격을 따라가지 못해 고전을 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중소 기업들은 P2P 네트워크에서 SIAS 제품보다는 고사양의 데스크톱 시스템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볼륨 면에서는 정부와 금융 시장에서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유럽 각지에서 진행중일 뿐만 아니라 국영 기업의 민영화 사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은 계속 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체코·헝가리·슬로바니아 같은 EU 국가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민영화 작업은 ERP 등 IT 솔루션과 연관돼 4웨이 윈도 서버 판매를 촉진시키고 있다.
IDC는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특히 터키 시장의 경우 외국 자본의 투자, EU 가입, 국내 경제 안정화가 합쳐져 IT 투자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경제 불황과 정치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일본 SIAS 시장은 2001년 상반기 29% 성장률을 보였으며, 수익면에서도 7.8%로 성장했다. 부진했던 PC 클라이언트 시장과는 달리 1U·2U의 신 서버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국 경제에 영향을 받지 않고 랙 서버 시장은 순항을 계속했다. 데이터 센터에서 공간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랙 서버를 선호하기 때문에 당분간 수요는 꾸준히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xSP 업체들이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무선 및 광대역 통신망 네트워크 구축에 맞춰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면서 2분기 1000대 이상의 대규모 거래가 이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일본 내 외산 업체와 로컬 업체들에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제외)
이 지역 서버 시장은 중국·인도네시아와 같은 일부 국가의 선전으로 PC 시장에 비해서는 경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예산 감축으로 인해 PC와 같은 하드웨어의 구매가 지연되고 있는 반면, 필수 인프라 구축에 투자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SIAS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상승했다.
중국은 여전히 이 지역의 주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나 레전드나 랜챠오와 같은 로컬 업체들이 로엔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점차 4·8웨이 시장을 넘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중소기업의 IT화에 정부가 발벗고 나서면서 SIAS 시장의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분기에 은행과 텔코 부문에서의 투자에 힘입어 40% 성장률을 보이면서 아시아·태평양 시장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대만·인도에서는 경제 침체로 인해 IT 스펜딩이 감소하면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국가마다 SIAS 시장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01년 상반기 시장은 전체적으로 13.5% 성장했다.
일부 국가의 정부는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해 IT 분야에 투자를 늘리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IDC는 거시 제 상황이 향후 반 년 정도는 서버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며, 수요가 살아나는 2002년에서나 시장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인선 한국IDC 연구원 isyoon@idc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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