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완의 애니월드>(27)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 `런딤`의 승부수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 ‘런딤’의 승부수.

 애니메이션의 작품형태는 크게 극장용 장편 , TV시리즈물, 그리고 ‘OVA’로 불리는 비디오시장용 작품 등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구분은 애니메이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 보편적이다.

 애니메이션 요소들은 상호 독립적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연계효과는 거의 기대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 70년대부터 반복적으로 진행되어온 시장진입 전략이 90년초까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출판만화는 베스트셀러의 공인을 받는 즉시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원작계약을 하게 된다. 그리고 수십권으로 연재되는 만화의 인기를 바탕으로 100편 이상의 2년 방영분 TV시리즈물로 제작된다.

 이를 바탕으로 TV를 통해 지속적으로 방영되는 것이 일본이 갖고 있는 독특한 애니메이션 초기 제작방식이다.

 그리고 TV시리즈에서 얻게 된 폭넓은 인기도를 기반으로 명장면으로 편집된 특별판이나 새로운 시나리오로 개발된 극장용 장편작품이 제작되는 것도 일본의 차별적 모델이다.

 이후 90년대 들어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시나리오가 독자적으로 제시됐으며 이같은 구조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시장은 미국과 일본의 중간 모델로서 어느 한편의 집중적인 시장모델을 답습하거나 응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개봉이후 흥행성을 기반으로 TV시리즈를 기획할 수 있는 투자시장이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장기 TV시리즈물을 중심으로 50억원 이상의 대자본이 제작초기부터 형성되기 어렵다.

 결국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 관객시장의 협소함이, TV시리즈 애니메이션은 투자시장의 협소함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 모델로 발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국내 업체들은 애니메이션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화배급이나 홍보전략만큼이나 많은 스크린을 예약하고, 관련 미디어에 독특한 광고를 노출한다.

  또 패스트푸드점 및 휴대폰 네트워크와 연동한 행사를 벌이는 등 실사영화 못지 않은 노력 및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이 만화영화로 평가절하되고 있으며 최근 투자를 위한 돈이 모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충분한 자금조성이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지상파에 시리즈로 방영된 디지털드림스튜디오의 ‘런딤’이 극장용 장편으로 다시 제작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지상파에 이어 극장용을 제작하는 뛰어난 순발력을 발휘했으며 배급노하우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더욱이 낙후된 국내 애니메이션시장에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국내업체의 전형적인 성공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극장용 장편 ‘런딤’의 건투를 기대한다.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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