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배급사인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가 최근 화제작 ‘엠파이어 어스’ 제품 발표회를 갖고 출진 채비를 갖춤에 따라 시장 반향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게임은 일단 개발사가 스테인레스스틸이라는 점과 비방디가 배급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무게를 주고 있다. 그러나 국내 게임머들 사이에서는 다소 생소한 작품인 것만은 사실이다.
한빛소프트는 이 때문인지 TV CF, 각종 게임대회 등을 통해 ‘엠파이어 어스’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한빛의 1차 공급물량은 3만장 정도. 그러나 연내 10만장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한빛은 이를 통해 내년까지 총 30만장을 판매해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 잇단 신화를 일궈낸 회사의 전통을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빛은 이 작품의 상품성으로 먼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는 드물게 3D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이를테면 기존의 스타크류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 인터페이스나 게임 내용이 달라 새로운 게임에 대한 잠재 욕구를 충분히 촉발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 회사의 김영만 사장은 “엠파이어 어스는 ‘에이지오브엠파이어’와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채택함으로써 누구나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타크류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 신을 체험할 수 있다”며 “스타크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보다 진보된 새로운 전략 시뮬레이션의 재미와 인류문명 50만년 속에서 전쟁의 역사를 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롤플레잉 게임인 디아블로2의 인기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게이머들은 다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찾고 있는 상황이며 그 유일한 대안이 ‘엠파이어 어스’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같은 계산이 맞아 떨어지면 한빛은 스타크(98∼99년), 디아블로2(2000∼2001년)에 이어 ‘엠파이어 어스’로 시장 주도권을 거머쥐게 될 전망이다. 또 내년 상반기 전략 시뮬레이션의 최대 기대작 ‘워크래프트3’를 선보인다면 한빛소프트가 출시하는 비방디의 모든 작품은 대박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한빛의 이같은 장밋빛 희망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고개를 내젓는 등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한빛의 인지도나 마케팅 능력을 감안하더라도 ‘엠파이어 어스’의 연내 10만장 판매는 무리라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엠파이어 어스’는 MS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에이지오브엠파이어’의 개발자로 유명한 릭 굿맨이 제작했고 완벽한 3D 그래픽를 지원하고 시점 전환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50만년의 역사를 게임 속에 재현한 방대한 스케일이나 게임 인터페이스가 쉽고 완성도도 손색이 없다.
문제는 ‘전략 시뮬레이션=스타크’라는 등식에 익숙해져 있는 국내 게이머들이 스타크를 버리고 ‘엠파이어 어스’를 선택할 것이냐는 점이다. 또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는 ‘워크래프트 3’를 기다리지 않고 게이머들이 ‘엠파이어 어스’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가시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이에따라 많아야 5만장 정도 판매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한빛은 그러나 지켜보라고 장담하고 있다. 꼭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한빛의 미다스 손이 시장에서 유감없이 능력을 발휘하는지의 여부는 15일 이후를 지켜봐야 알 것 같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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