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게임 유통, 판매방식에서 임대로 급변

 아케이드 게임 유통사들이 시장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게임 유통을 임대방식으로 변경하고 있다. 과거에도 ‘밀어내기’식으로 임대를 해 온 이들은 최근 겨울방학 성수기를 맞아 신제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자 임대방식으로 판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업계는 업체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고는 있으나 70∼80%의 물량이 임대방식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왜 임대하나=한마디로 매기 부진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장 업주들은 새로 출시된 게임의 구매를 인컴테스트 결과에 따라 결정하고 있다.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하루 인컴 수입이 제품 소비자 가격의 1.5% 이상일 경우 판매가 활기를 띤다. 즉 게임기의 가격이 500만원일 경우 하루 7만5000원 이상의 인컴테스트 결과가 나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침체 여파에 따른 게임장내 이용자 감소로 테스트 결과가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지고 있다. 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어떤 임대방식을 이용하나=유통사들은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임대하고 있다. 게임기를 임대하는 조건으로 업주로부터 월 사용료를 받는 방법과 사용료는 별도로 받지 않고 발생한 매출에 대해서 일정비율의 배분을 받는 방법 등이다. 매출 분배는 주로 유통업체와 게임장 업주가 5대5(저가게임) 또는 7대3(고가게임)으로 나눈다. 게임장 업주들은 두 방법 모두 일정기간 경과 후 게임기의 구매를 선택할 수 있다. 과거 유통사와 게임장 업주들은 전자의 방법을 많이 이용했으나 최근들어 게임장 업주들의 요구에 따라 매출을 분배하는 후자의 방법으로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게임장이 침체를 맞아 소비자인 업장주들이 매출 및 인컴테스트 결과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반응은=개발 및 유통업계는 현재와 같은 불황에서 재고 비용을 줄이고 신제품을 홍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게임장 업주들이 게임을 구매하지 않을 경우 유통업체들은 임대했던 게임기를 중고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수요 타개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바람직한 공급방식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게임장 업주들이 제품 구입을 외면하고 있어 미봉책으로 하고 있다”는 한 유통업체의 하소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의 은덕환 회장도 “최근 인컴테스트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매우 낮아졌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통한 대여가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유통업체와 업주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유통시장 어떻게 바뀌나=개발사 및 유통사들이 제품 생산 조절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제품이 출시될 경우 서울 대림·영등포 유통상가를 비롯해 전국의 대형 유통상가에 공급하기 위해 수백대의 게임기를 일시에 생산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요에 맞춰 공급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요가 거의 끊기는 현 상황에서 대규모의 게임을 사전 제작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시장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등 계획 생산체제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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