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회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홈페이지(http://www.dy21.or.kr)를 클릭하는 것으로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과거에는 사무실에 놓여진 신문을 보는 것이 첫 일과였지만, 어느새부터인지 나도 모르게 바뀌었다. 홈페이지 중에서도 ‘자유게시판’에 가장 먼저 들어간다. 항상 많은 격려의 글과 비판의 글이 올라와 있다.
지난 12일 모 방송사의 심야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다음날 새벽 1시 30분께 토론회가 끝나기 무섭게 게시판에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과거 토론회와 달리 자기 주장만 오로지 고집하지 않고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글에서부터 “헤어스타일이 어색하다” “앉아있는 자세가 적절치 못했다”는 글과 “좀 더 공부하라”는 비판의 글까지 다양한 내용이었다.
“좀 더 공부하라”는 비판의 글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답변의 글을 올렸다. 그랬더니 “SBS의 토론을 보고 실망해서 더 공부를 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는데, 바쁜 와중에 직접 답변을 하신 점에 대해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선 대한민국에도 미국의 클린턴이나 영국의 토니 블레어처럼 젠틀한 인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죠”라는 격려의 글로 되돌아 왔다.
정치인에게 있어 인터넷 홈페이지는 이처럼 생생한 민심을 유권자와 실시간 주고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내 홈페이지의 방문객이 22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홈페이지는 나의 의정활동에 있어 중요한 수단의 하나가 됐다.
요즘 나는 ‘사이버 정치’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370만달러의 자금과 3만명의 자원봉사자를 인터넷으로 모집해 사이버 정치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았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홈페이지(http://www.mccain2000.com)와 지난 98년 웹마스터와 단 둘이 사이버 선거를 통해 미네소타 주지사에 당선된 바 있는 제시 벤추라의 홈페이지(http://www.jesseventura.org)에 자주 들어간다.
오는 2002년에 실시될 우리의 대선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모금과 자원봉사자 모집, e메일을 활용한 정책의 수집과 대안 제시, 실시간 여론조사를 통한 시의적절한 선거전략의 집행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자출신이다. 평소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미디어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편이다. 사이버시대에는 신문과 방송의 역할도 많이 변하고 있다. 그 중 특기할 만한 일이 바로 ‘온라인신문’과 ‘인터넷방송국’의 폭발적인 증가다. 내 경우를 보더라도 신문과 TV를 보는 시간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 비해 온라인신문과 온라인방송을 보는 시간은 점점 늘고 있다. 현장감있는 속보를 전해주는 ‘오마이뉴스’에, 세계 구석구석의 사건·사고를 가장 빨리 전해주는 CNN 사이트에 자주 들어가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내 e메일주소로 각종 뉴스와 정보가 매일매일 알아서 들어온다. 참으로 편한 세상이 됐다.
그러나 불편한 점도 많다. 얼마전 내 컴퓨터는 예방주사를 자주 맞지 않은 결과로 수많은 바이러스에 걸려 드러누웠다. 하루종일 병원에 실려가 치료를 받았다. 컴퓨터가 고장나니 불편한 점이 여러가지였다. 보낸 e메일 받았느냐,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상한 글이 올라왔으니 답변해야겠다 등등의 전화에 응답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요즘 내 메일박스로 들어오는 e메일의 양이 눈에 띄게 늘어가고 있다. 원치 않는 메일을 지우는 일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됐다.
자동차가 사람을 친다고 버릴 수는 없듯이, 인터넷의 부작용이 많다고 안 쓸수는 없는 시대가 됐다. 21세기 가장 핵심적인 문명의 이기가 돼버린 ‘인터넷’을 정치에도 잘 활용해 ‘사이버 정치’의 새 지평을 열어나가고 싶다. 그것이 바로 돈 안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 민심을 제대로 그리고 신속히 반영하는 새 정치를 구현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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