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프로그램공급업자(PP)인 OSB코리아(대표 신동호)가 최근 케이블TV방송국(SO)에 프로그램을 무료로 공급하겠다고 공식 선언하자 방송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SB코리아는 최근 SO 대상 신규 채널 사업 설명회에서 “SO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OSB 채널에 대한 프로그램 사용료를 영구 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SO에 프로그램을 공급중인 신규 채널들은 올해까지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공급하고 내년부터 정식 계약을 통해 사용료를 징수할 방침이었으나 OSB의 이같은 결정으로 사용료 요구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무료 공급 결정 배경=OSB의 이번 결정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SO 진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극단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SO측은 내년부터 PP와의 개별계약을 통해 경쟁력 있는 PP만을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시장 기반이 취약한 신규 단일 PP들의 경우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세워서라도 SO를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여한 11개 PP들도 대부분 ‘당분간 사용료는 고려하지 않겠다’는 점을 앞다퉈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OSB의 방침은 이미 서비스중인 67개 SO와 보다 끈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진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우선 그동안 업계에서 비공식적인 가능성으로 거론돼온 ‘프로그램 무료 공급’이 현실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PP들은 우려를 금치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차 PP들은 SO로부터 총 450여억원의 사용료를 받아 각 PP가 나눠 가졌다. PP입장에서는 적게는 총 수입의 20∼30%, 많게는 60%에 이르는 프로그램 사용료 수입을 포기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복수PP(MPP)나 인기 장르 채널 외에 군소 PP들은 사용료를 대신할 수익 창출을 위해 인포머셜 광고를 늘리는 등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이같은 상황들은 PP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다 가속화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에 전체 수신료의 32.5%를 PP측에 공급해온 SO측은 내년부터 PP의 경쟁력 수준에 따라 사용료를 차등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인기있는 채널에는 기존 비율보다 높은 40%를 지불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채널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규 PP의 한 관계자는 “시장 경쟁 원리에 의해 PP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신규 사업자들이 최소한의 수신료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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