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시대를 연다>(상)디지털 방송 현황과 전망

 SBS를 시작으로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TV 본 방송이 일제히 시작되면서 우리나라도 디지털방송 국가 대열에 진입하게 됐다.

 그러나 막대한 디지털전환자금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일정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추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며 방송사들의 소극적인 홍보로 인해 디지털방송 붐도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방송이 향후 방송 관련산업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작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준비와 함께 정부·방송사·산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디지털방송의 현황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

 

 디지털방송으로 시청자가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변화는 뛰어난 화질과 화려한 디지털음향이다. 또 위성방송과 케이블의 디지털화는 100여개에 달하는 채널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데이터방송, 양방향방송, 유료 전문채널 등으로 아날로그방송 시대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시청자는 2, 3년내 디지털 데이터 방송을 통한 각종 t커머스·인터넷서비스·전자상거래 등 고품격의 부가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디지털방송의 도입에 따른 산업적 파급효과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지상파는 SBS를 시작으로 KBS와 MBC가 차례로 본방송을 시작하며 위성방송은 내년 3월 1일부터, 케이블방송은 내년 중 디지털방송을 시행하게 된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의 경우 일부 장비를 디지털로 교체한 상태며 향후 10년간 2조원 이상의 전환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방송의 경우도 3000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으나 향후 사업규모가 확대되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의 디지털화에도 수백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상파방송사=오는 11월 5일 본방송에 들어가는 KBS는 지난해 말 현재 방송시설 중 10% 이상의 디지털화를 완료한 상태다.

 KBS는 향후 10년간 총 1조7000억원의 비용이 디지털화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콘텐츠 제작 등을 위해서는 타 장르 프로그램에 비해 제작비가 두 배 이상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제작에 투입되는 비용을 6600여억원으로 잡고 있다.

 디지털화에 소요되는 분야별 예산은 제작시설의 경우 10년간 약 5004억원, 송신시설은 4848억원, 운용유지비는 약 503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제작시설은 고품질 방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향후 약 8년 동안 연차적으로 시설을 전환할 계획이다.

 MBC는 창사 40주년 기념일인 오는 12월 2일을 디지털TV 본방송 개시일로 잡고 있다. MBC는 그동안 축적한 디지털방송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TV 시대에도 방송 프로그램 경쟁력 우위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적극적이면서도 효율을 중시하는 투자전략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MBC는 98년부터 2010년까지 MBC 본사와 지방사 합계 6237억원의 재원을 투입한다는 디지털TV 전환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올해 하반기 예정된 본방송 실시에 대비해서는 올해 말까지 MBC 본사 차원에서만 총 573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본방송에 들어가는 SBS는 후발 방송사와 수도권에 한정된 민영방송이라는 약점을 디지털방송을 통해 극복한다는 전략에 따라 지난 99년부터 별도의 디지털방송팀을 구성, 준비작업에 돌입한 결과 시험방송을 타사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었다.

 현재 SBS는 HD급 디지털스튜디오 1실을 비롯, 종합편집실 2개, 개인편집실 4개, HD급 ENG카메라 6대, VCR 32대 등을 갖췄다.

 SBS는 그동안 디지털전환에 330억원을 투자했으며 향후 5년간 142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위성방송=한국디지털위성방송은 당초 올해 말까지 본방송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시기를 내년 3월로 늦췄다.

 위성방송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형태의 방송 서비스인 만큼 완벽한 방송을 위해서는 시범방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위성방송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세트톱박스와 콘텐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 시점에서는 두 가지 모두 불안한 상태기 때문이다. 위성방송은 세트톱박스 공급업체들이 당초 약속대로 12월 15일까지 물량을 맞출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판단, PP들의 준비 미흡으로 제대로 된 콘텐츠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위성방송은 자본금 3000억원 중 상당부분을 세트톱박스 보조금 등으로 지불할 계획이며 인프라 확산을 위해 향후에도 수천억원이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케이블TV업계=케이블TV방송국(SO)의 디지털 전환작업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나는 SO협의회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디지털미디어센터(DMC) 공동설립이다.

 다음은 복수SO인 씨앤앰이 추진하는 것으로 여러개의 SO를 운영하는 지주회사가 계열SO를 하나로 연계해 디지털 전환작업을 추진하는 것이며 나머지가 개별 SO가 세트톱박스 업체나 디지털방송 솔루션 업체와 손잡고 디지털 전환작업을 벌이는 것이다.

 그러나 세 가지 방식의 디지털 전환작업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당장은 개별적으로 추진되겠지만 결국에는 전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디지털 흐름 속에 케이블TV, 특히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프로그램공급업자(PP)들은 완벽한 디지털방송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PP들 중에서도 디지털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신규 채널을 개국한 복수PP(MPP)들이다.

 단일PP보다 복수PP들이 디지털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신규 설비 증설시 아날로그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서기도 하지만 향후 채널 추가시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위성방송을 겨냥한 신규PP의 경우 처음부터 디지털 장비를 도입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자금력이 약한 신규 PP의 경우는 아직 디지털화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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