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불황이 심화되자 일본의 전자업계에 생산직을 중심으로 한 임시휴무와 임금 삭감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 후지쯔에 이어 NEC가 반도체 등 전자부품 부문의 임시 휴무에 나서고, 도시바와 미쓰비시전기도 조만간 가세할 움직임이다. 또 이들 주요 전자·정보통신 업체들은 임원 등 간부직을 중심으로 임금을 삭감했거나 구체적인 삭감 방안을 검토중이다.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심각한 IT 불황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데 대응,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사원의 위기 의식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임시 휴무 확산=NEC는 이달 하순부터 반도체 생산 자회사 2곳(종업원 합계 2700명)에서 실시해 온 4∼6일 정도의 임시 휴무를 본사의 전자부품 부문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선 이달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매달 하루씩 이 부문 직원 약 9000명을 대상으로 임시 휴무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특히 반도체 사업의 실적 악화로 내년 3월 마감하는 2001 회계년도 결산에 1500억엔 정도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미 비용 절감을 위해 반도체 부문에서 금년중 4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도시바와 미쓰비시전기도 연내 생산직의 임시 휴무를 실시키로 방침을 정하고 구체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앞서 히타치제작소는 지난 8월 여름 정기휴가를 연장하는 형태로 국내 주요 생산거점에서 2∼5일 일정의 임시 휴무를 실시했다. 후지쯔도 이달 초 주력 3개 공장에서 5일간의 임시 휴무를 추진했다. NEC 등은 임시 휴무시 급여의 70∼80%를 지불한다.
◇임금 삭감=후지쯔는 다음달부터 임원에 대해 급여를 30-40% 삭감하고, 연말 상여금은 지불하지 않기로 했다. 또 관리직의 급여와 상여금도 수% 범위내에서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도시바는 이달분부터 이사들의 급여를 최대 20% 줄일 방침이며, 미쓰비시전기 역시 이달분부터 임원 급여를 5∼15% 삭감할 계획이다.
히타치는 지난달부터 임원의 급여를 줄였지만 삭감 폭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편 NEC는 관리직 이상에 대해서는 실적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는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는 급여 삭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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