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카메라`가 사라진다

 밀수카메라가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밀수제품의 대명사로 인식돼 온 카메라가 일본 브랜드의 국내 진출과 함께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밀수카메라가 많이 유통됐던 용산전자단지와 테크노마트 카메라 매장에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밀수품과 정품 비중이 각각 절반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정품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카메라전문 매장 관계자는 “일부 기종은 여전히 밀수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밀수품을 찾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특히 디지털카메라의 경우는 100%가 정품”이라고 말했다.

 밀수카메라가 줄어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에 진출한 일본업체들이 제품가격을 밀수품 수준으로 싸게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밀수의 메리트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국내 대학교 사진학과 70%의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캐논의 필름카메라 ‘US5’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80% 정도가 밀수품이었으나 현재는 90%가 정품으로 바뀌었다. 이는 LG상사가 지난해부터 캐논제품을 들여오면서 밀수제품을 근절하기 위해 제품가격을 밀수품보다 더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LG상사 디지털영상팀 조병상 팀장은 “이처럼 밀수와의 전쟁을 하다보니 이 제품이 캐논의 대표기종임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은 저조할 정도”라며 “그러나 밀수를 근절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격대응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일본 가전업체들은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AS 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리는 등 정품에 대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밀수품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 법인을 통한 정품 판매의 경우 본사-대리점-소매점-고객순의 투명한 유통구조가 확립되고 현지법인에서 국내 유통 구조를 직접 관리함에 따라 비용절감이 가능해졌다. 또 고객 입장에서도 제품에 대한 AS 및 고객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그리고 까다로운 카메라 사용법에 대한 한글설명서 등이 제공되는 등 정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용산전자상가, 테크노마트 등 주요 전자상가의 수입 가전 매장들도 밀수 및 상표도용 제품의 취급을 중단하는 등 자체 정화에 나서고 있다.

 카메라업계는 지금도 밀수근절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11월 1일부터 정품캠페인을 실시하며 밀수카메라 근절에 나선다. 캠페인에서 올림푸스는 정품을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선물을 제공, 정품에 대한 구입 비율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캐논을 판매하는 LG상사에서는 아직도 특소세가 적용되는 고급 기종은 밀수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소세 폐지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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