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가 새로운 고민거리를 떠안았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단말기 연구개발 및 생산을 담당할 자회사들을 잇따라 설립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레콤은 SKC와 SK텔레텍을 통해 KTF는 KTF테크놀로지스를 설립해 ‘통신서비스-장비 수직통합’을 추진중이다. LG텔레콤도 단말기 연구개발 전문기업인 인터큐브와 함께 자체 개발제품인 ‘씨나인’을 시장에 내놓았다.
장비제조업체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단말기 연구개발, 생산업이 서비스 업체들의 강력한 도전에 봉착한 것이다. 장비제조업체들이 통신서비스-장비 수직통합 움직임에 대해 반기를 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중견 통신장비업체에는 직접적인 위협이다. 서비스 사업자들이 소량의 물량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돼 중견 업체들의 입지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일부에서는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서비스-장비사업을 겸업함으로써 통신시장 공정경쟁, 서비스 및 장비제조산업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비스 사업자가 장비(단말기)를 직접 개발·생산함으로써 자기만의 서비스를 특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같은 시각은 장비 제조업체, 특히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들이 국내 통신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판매가격과 공급량을 움직여왔다는데서 비롯된다. 다시말해 서비스 사업자들이 장비업체에 끌려다닌다는 것.
하지만 상황은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 실질적으로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판매가격을 주도해온 것은 서비스 사업자들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이동전화단말기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는 중견 장비업체들은 서비스 사업자들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추진하는 ‘서비스-장비 수직통합’은 중견 통신장비업체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중견 통신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동전화서비스 사업자들의 장비 제조업 진출의지가 정부(정보통신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서비스 사업자들이 장비사업에 진출한다면 중소기업들의 입지가 줄어들어 통신장비산업 기반이 취약해지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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