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3분기에 적자로 전환되면서 세계 D램 업계가 사상 처음의 동시적자를 기록하는 최악의 불황에 직면, 대대적인 구조조정 회오리에 휩싸이게 됐다.
22일 삼성전자는 가격 폭락으로 D램 등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3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3분기에 총 7조2000억원의 매출에 18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반도체 부문의 외형은 작년 동기 대비 26%나 감소했고 사상 최대폭인 3800억원의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그동안 간헐적으로 불황기에 적자를 보인 적이 있으나 이처럼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은 처음이며 모든 D램 업체가 동시에 적자에 돌입한 것도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 4분기는 물론 내년초 반도체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 세계 D램 업계는 메이저 업체도 포함되는 시장 퇴출과 인수합병이라는 초유의 구조조정에 휩싸이게 됐다.
특히 소위 메이저라 불리는 삼성전자·마이크론·하이닉스반도체·인피니온·NEC·도시바 등이 모조리 구조조정 압력에 직면, 경쟁사를 퇴출시켜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벼랑 끝 밀어내기 투쟁에 돌입하는 등 세계 반도체 시장 판도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인 마이크론과 3위인 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에 이미 적자로 전환됐으며 인피니온은 1분기부터 적자를 기록, 벌써 세 분기째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또 NEC·히타치·도시바·난야테크놀로지·모젤바이텔릭 등 일본과 대만의 D램 업체들도 대부분 누적 적자가 심화된 상태에서 원가 이하로 제품을 판매하는 한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NEC·히타치 등은 D램 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합작사인 엘피다메모리에 힘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도시바는 라인 매각을 결정, 인피니온 등과 협상중이나 여의치 못한 실정이다.
정부 지원을 받는데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생존하고 있는 대만 업체들도 최근 증자, 회사채 차환 발행 등 유동성 확보에 들어갔지만 이마저도 내년초에는 바닥이 날 것으로 예상돼 일부 업체들을 둘러싼 퇴출 임박설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90년대말에 이뤄진 D램 업계 구조조정이 예견된 시장 상황에 맞춘 선택이었다면 이번 2차 구조조정은 수요 자체의 부진에 따른 것으로 업체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대대적인 생존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관계자들은 특히 메이저 업체들까지 생존경쟁에 휩싸였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폭과 속도가 예년에 비해 훨씬 크고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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