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NTT ADSL 장비 국제 입찰 자국업체 내정해 놓고 시늉만?

 일본 통신사업자들의 지나친 자국업체 보호정책이 국산 ADSL의 일본시장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외교차원의 진상파악 및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150만회선 규모의 ADSL장비 공급업체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을 실시한 일본 NTT는 입찰전 입찰참여업체에 발송한 RFP(Request for Proposal)를 통해 기술 및 가격면에서 특별한 이점이 없을 경우 기존 업체와의 거래를 유지하겠다는 단서조항을 명기해 사실상 자국내 장비업체면서 기존 거래관계가 있었던 NEC와 스미토모를 장비공급 업체로 내정해 놓은 상태에서 국제입찰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NTT의 최근 입찰에서는 일본 업체 4개와 삼성전자·LG전자·현대네트웍스 등 국내 3개 업체를 포함해 모두 9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국내업체들은 벤치마킹테스트(BMT)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주권 획득에는 실패했다. 

 특히 NTT는 이번 입찰과 관련해 낙찰가격과 장비공급권 수주업체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입찰참여 업체에 개별적으로 ‘기존 거래업체인 NEC와 스미토모로부터 장비를 공급받기로 했다’는 사실만 통보하는 데 그쳤을 뿐 아니라 입찰참여 업체들의 낙찰가격 공개요구를 거부해 많은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국제입찰인 경우 낙찰가격이 입찰참여업체에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게 일반적인 관례임에도 불구하고 NTT는 낙찰가격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하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향후 대응방안 수립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이 이번 입찰결과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일반적으로 장비공급업체를 2개 이상 선정하는 경우에는 기존 거래업체 외에 신규업체를 추가하는 관행마저 이번 입찰에는 철저히 무시돼 결과적으로 국내업체들은 들러리 역할을 한 셈이 됐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책마련을 촉구했다.

 또 이번 NTT입찰에 참여했던 한 업체의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NTT의 입찰에서 수주권 획득에 실패한 것은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일본시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라며 “일본 통신사업자들의 자국내 장비업체 우선정책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국산 ADSL장비 대일본 수출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가 차원의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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